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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교부, 민정당사 농성학생 징계놓고 우왕좌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재량권 넘는 발언이다">
○…민정당사점거 농성사건과 관련, 구류처분을 받았던 대학생들에 대해 조기석방방침을 언급한 권이혁 문교부장관의 국회답변을 놓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량권을 넘은 발언이라고 지적.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구류처분을 받았던 학생대부분이 정식재판을 정구, 법절차에 따라 29일 일단 석방된 것인데 이제와서 권장관의「조기석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이 관계자는 또 정식재판을 청구한 학생들이 앞으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 10일 이상의 구류를 선고받을 경우 이미 구류처분을 치른 10일을 뺀 날짜만큼은 더 구류신세를 져야하지만 이들을 만기전에 다시 석방하려면 통치권자의 사면이나 검사의 형집행정지 결정등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부연설명.

<서장실로 불러 코피대접>
○…민정당사농성사건과 관련, 구류처분을 받은 대학생들이 정식재판정구에 따라 일단 석방된 29일 서울종로경찰서 장한민서장은 이 경찰서에서 풀려난 대학생10명을 서장실로 불러 코피를 대접하면서 『다시는 이런 곳에서 만나지 말도록 하자』고 신신당부.
유치장을 나서자마자 책보따리등을 든채 곧바로 서장실로 안내된 학생들에게 장서장은 『종로경찰서에 소속된 대학생 교통질서봉사대원들과 이야기용 나눌 때와 비교하면 여러분과는 큰 벽을 느끼게 된다』며 『한사람씩 만나면 유순하기 짝이 없는 학생들이 여럿이 모이면 왜 그렇게 과격해지느냐』고 질문.
학생들은 이에 대해 『종로호텔이라 할 만큼 유치장시설이 어느 경찰서보다 좋았다』며 동문서답.
결국 서장과 학생들간의 10여분에 걸친 대화는 겉돌기만 했으나 분위기는 비교적 화기애애했다는 소식.

<고충은 이해할만도 하다>
○…민정당사농성학생 학내처벌에 대한 문교부의 10일만의 방침선회를 지켜본 부내직원들과 대학관계자들은「문교부는 앵무새인가」로부터「고충은 이해할 만도 하다」는등 알듯 모를 듯한 반응들.
이같은 반응은 그동안 문교부측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민정당사농성학생들에 대해 무더기중징계를 요구하는등 초강경자세를 취하다가 10일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징계는 전적으로 대학자율에 맡긴다고 발표한테서 나온것.
이를 두고『문교부장관의 원래생각도 이번 발표와 같은 것이 아니었겠느냐. 지난번의 강경설은 아무래도 이상했다』고 부내직원은 물론 대학측에서는 아리송한 주석을 달기도.

<유치장 관리에 온신경>
○…최근「시위로 연행된 여대생에 대한 추행설」이 대학가에 나돈 이후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는 경찰서내 유치장등의 관리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
「추행설」에 휘말린 서대문·청량리경찰서는 울론 서울시내전 경찰서는 연일 치안본부와 서울시경으로부터 감찰팀이 나와 유치장등의 이상유무를 확인해 일선 경찰서 간부들은 더더욱 전전긍긍.
일선서 간부들은 전경등 부하직원들에게 연행된 대학생들을『조심스럽게 대우하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스스로 유치장에 들러 점검을 계속.
D경찰서의 유치장 관리책임자인 조모수사과장은 관계직원들에게『여대생이 들어오면 눈도 바로 쳐다보지 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

<시위 뜸해지자 싱글벙글>
○…매일 아침 회의를 갖는 서울대 간부직원들은 최근 한달여동안 학생들의 교내집회나 시위가 뜸해져 아침 간부회의도 정상분위기를 되찾자 모두들 싱글벙글.
간부회의는 간단한 업무보고로 20∼30분만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학원자율화조치 후 학생집회나 학생지도문제로 학생처의 보고가 길어져 1시간 이상씩이나 계속되기가 일쑤였고 회의분위기도 침울해지게 마련이어서 그동안 간부직원들 사이에는 「지옥 같은 회의」라고까지 불렸던 것.
그러나「학원프락치사건」이후 간부학생들이 제명·구속되거나 수배되면서 최근 한달여동안 학생집회가 뜸해지자 간부회의도 정상화돼 지난28일 간부회의에서는 남세진 학생처장이 『오늘 보고사항은 없읍니다』라고 말하자 참석했던 직원들이 일제히 폭소를 터뜨리기도-.

<검거령속 메시지 나돌아>
○…서울대 학생들의 외부인감금·폭행사건과 일련의 연합시위등을 주도한 혐의로 거금의 현상금까지 걸려 경찰의 수배를 받고있는 이정우군 (22·전서울대총학생회장·공법학과4년·제명) 이 지난26일 서울대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경찰이 바짝 긴장.
이군은 두달 가까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오면서 학생의 날에는 연대에서 열린 각대학 연합집회까지 주도하고 유유히 잠적해 경찰의 애롤 태웠는데 그동안 이군에게 걸린 현상금도 뛰어오르고 1계급 특진까지 걸려 관할 관악경찰서뿐 아니라 전국의 경찰이 이군의 사진을 갖고 다니며 이군 검거에 열을 올리는 실정.
이군이 서울대학생들에게「건강하다. 열심히 활동중이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자 경찰은 30일로 예정된 서울대학생들의「2학기 활동결산총회」에 이군이 나타날 것에 대비, 29일 서울대 정·후문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했으나 허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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