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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의 달러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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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경기의 동시 회복에 쐐기를 박아온 미국의 고금리와 달러강세가 서서히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아직도 내년 전망에 대한 확실한 의견일치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은 달러하락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의 선거를 고비로 달러강세가 저지될것으로 보았던 당초예측은 빗나갔지만 금리의 점진적 하락과 함께 내년에는 달러화의 하락이 불가피하게 뒤따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연구기관의 일반적 전망도 대체적으로 이와 비슷하고 특히 한국개발원이 조사한 외국연구기관의 전망은 내년중 10∼20%의 달러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예측의 여러분야 가운데서 유독 금리와 환율율전망이 자주 예측과 빗나가는 경험을 갖고 있는 연구기관들이 비록 조심스럽지만 고금리와 달러강세의 완화를 내다보고 있음은 주목할만하다.
현재의 미국경기는 지속적인 긴축과 고금리로 인해 인플레는 둔화되었지만 내구재와 자본재 수주감소를 동반하는 경제회복세의 감퇴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경제회복의 침체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재정적자 해소도 큰 진전을 보이지못할 전망임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도 긴축완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고 달러도 큰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것은 논리상자연스럽다. 더우기 현재의 달러수준이 최고 30%까지 과대평가되고있고 이로 인한 무역적자가 1천3백억달러를 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달러화 평가의 정상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다.
만일 현재의 예측대로 달러강세가 반전되고 대금리가 하락추세에 접어들 경우 그 직·간접 이해득실은서로 착종되겠지만 개도국들의 가채삼환 부담이 덜어질수 있고 그것이 국제유동성의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다만 달러화가 큰폭으로 떨어질 경우 주시장인 대미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달러하락이 일·서구등 여타 통화의 평가절상으로 이어져 미국이외의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겠지만 미국시장의 위축을 충분히 커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원화의 환율정책은 달러하락을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여건이 적합치 않음을 고려, 원화절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고금리가 완화되고 달러화가 하락한다해도 연준의 신중한 태도로미루어 대폭적인 용할율 인하나 긴축완화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미국금리가 한자리숫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는것이다. 달러화 하락도 현재의 국제적인 외화위기로인한 달러수요 압력을 고려할때 20% 이상의 대폭 하락도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해외요인들은 환율정책과 수출전략의 새로운 점검을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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