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수백억 부풀리는 대가 향응 받아" 가스공사 전현직 직원 입건

중앙일보

입력

수백억 원의 공사비를 부풀려주는 대가로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로부터 향응을 받고 도박을 한 의혹이 있는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가스공사 1급 간부 A(56) 씨와 퇴직한 3급 간부 B(59) 씨 등 4명과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건설사 현장소장 C(56)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2년 6월 ~ 2013년 1월 강원도 원주의 식당 등에서 구씨 등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25차례에 걸쳐 720만원 상당의 식사와 술을 대접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강원 지역 가스배관 설치 공사를 진행하며 공사 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A씨 등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2009년 6월부터 약 4년간 진행된 이 공사는 물가 변동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이 이뤄져 약 600억원 이상의 추가 공사비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또 A씨 등이 C씨 등과 함께 도박판을 벌인데도 주목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들이 A씨 등에게 일부러 져주는 수법에서 뇌물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향응을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가스 공사는 지난해 7월 A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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