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나자 메르스 의심환자 행세한 30대

중앙일보

입력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가 나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의심 환자 행세를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12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던 중 마주오던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A(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4분 자신의 아반떼 승용차를 몰고 원주시 우산철교 인근을 지나던 중 스타렉스 승합차와 충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얼굴이 붉은 것을 수상히 여겨 음주 측정을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기침을 하며 메르스 증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곧바로 원주시보건소에 메르스 의심 환자가 있다고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원주시 비상방역대책본부 직원은 A씨의 체온을 측정한 결과 별다른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중동에 간적이 있느냐, 메르스 환자가 나온 병원에 간적이 있느냐 등의 질문을 했고 A씨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자 메르스 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돌아갔다.

A씨는 그 뒤에야 경찰의 음주 측정을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7%로 면허 취소 수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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