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메르스환자 열흘간 방치…의료기관 3곳서 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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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열흘 넘게 방치되면서 충북 옥천 지역 의료기관 3곳에서 잇따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가 다녀간 병원은 뒤늦게 진료를 중단하고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9일 대전시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60대 남성(90번째)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간암을 앓고 있는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째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뒤 자택이 있는 충북 옥천으로 내려와 옥천성모병원과 곰바우한의원·제일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았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를 자택 격리 대상으로 분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발표자료에서 “90번째 확진자가 6월 1일부터 자택 격리 중 이틀 뒤 제일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흡 곤란 증상으로 6일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격리 대상 사실을 해당 지자체에 알리지 않으면서 메르스 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충북메르스대책본부가 이 환자의 소재를 파악한 건 을지대병원에 입원한 뒤인 지난 8일이다.

오진섭 충북도보건복지국장은 “지난 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방문자 13명 명단을 복지부에서 e메일로 받아 대상자들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이 환자가 을지대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전까지는 격리 대상자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옥천 제일의원과 곰바우한의원을 잠정 폐쇄하고 옥천성모병원 의사ㆍ간호사 등 밀접 접촉자 20명을 격리 조치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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