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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운동과 알레르기|김유영-<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요즈음 이른 아침 가로수길을 따라 조깅을 하는 젊은이, 집 근처 공터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는 부부,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가족끼리 아침체조를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있다. 그러나 건강증진을 위한 이러한 운동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서는 가려서 해야한다.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도 체력을 다지고 신체의 발육을 북돋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
조깅, 즉 자유 달리기는 누구나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전신운동이지만 천식환자에게는 권할만한 운동이 못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에선 찬공기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방아쇠 인자로 작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호흡때에 들이마시는 공기는 비강 및 후두를 통해 기도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들이마신 공기는 체온에 의해 적당히 덥혀지고, 몸의 수분에 의해 적당히 가습되어 기도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달리기를 할 때엔 들이마신 공기가 그대로 기도에 직접 도달하기 때문에 기도의 열을 빼앗아 기관지 천식의 발작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경우를 보게된다.
따라서 천식환자에겐 조깅보다는 같은 전신운동인 수영을 권한다. 즉 차지 않은 수영장에서는 들이마시는 공기의 온도 및 습도가 적절히 유지되어 있기 때문에 수영을 하더라도 천식의 발작이 유발되지 않는다.
또 운동전에 미리 예방 및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제로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천식환자가 우승한 기록이 있고, 또 그 선수가 시합전에 복용한 약이 약물검사에서 검출되었으나 기관지 천식 때문에 사용한 약이라는 것이 밝혀져서 우승이 그대로 인정된 예도있다.
드물기는 하나 달리기 자체가 전신성두드러기 및 천식·쇼크 등을 일으키는 등 운동에 의한 전신성과민반응도 있다. 미국에서는 산에서 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경기중 선수가 전신성과민반응을 일으킨 예도 있다.
한편 수영을 권하지 못하는 알레르기 환자들도 있다. 찬공기나 찬물이 몸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돋는 환자들이다.
인기 정상의 모연예인은 영화촬영 중 찬비를 맞고 전신에 두드러기가 돋으면서 실신했다고 한다. 이런 환자들이 찬물 수영장에 풍덩 뛰어 든다면 큰일이다.
반대로 운동후 체온의 상승 때문에 좁쌀같은 두드러기가 돋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땀이 날 정도의 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환자들, 특히 어린이 천식환자들을 보면 환자 본인은 물론 부모들까지도 운동을 무조건 기피하려하는데 수영 등의 적절한 운동을 선택하여 신체의 발육도 촉진시키고 자신의 몸에대한 자신감도 갖도록 해서 다른 아이들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부모나 환자 스스로가 같이 힘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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