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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평창 송어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해발 6백m가 넘는 내륙산간지방인 강원도 평창에서 팔뚝만한 크기의 펄펄 살아있는 생선을 회로 즐길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일만 같다.
60년대 이후 민물고기 양식업이 시도되면서 평창에서는 66년 미국산 무지개송어의 양식에 성공, 이젠 평창의 송어회가 전국적인 미각으로 꼽히고 있다.
이스라엘잉어·백연어 등 내륙에서 양식할수 있는 어종들은 양식조건이 까다로와 적지선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평창은 전국에서 기온이 가장 낮은곳 이지만 산속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의 수온이 겨울에도 평균 섭씨2∼3도를 유지하고 있어 혹한이 닥쳐도 물이 얼지 않는다. 때문에 냉수어종인 송어양식에는 평창이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산간에서 1년 내내 일정량의 맑은 물이 흘러나와 그 속에서 자라는 송어는 민물고기이면서도 간디스토마 등의 걱정이 없다.
이곳의 물은 미8군의 수질검사에도 합격, 정기적인 납품까지 하고있다.
평창군 일대에만 규모가 큰 송어양식장이 4군데나 있으며 상리에 있는 「송어의 집」(강원도평창읍상리·주인 김수돈)에서는 양식장 바로 곁에 회집을 차려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연어과에 속하는 송어는 기름지고 맛이 뛰어나 세계의 모든 인구가 다 즐기는 고기다. 특히 연하고 진득하게 씹히는 회맛은 단연 인기.
이곳에서는 부화된 송어를 2년정도 키워 몸길이 50cm정도 되는 크기의 것을 회감으로 쓰는데 살아있는 생선을 그 자리에서 잡는다는데 맛의 비결이 있다.
음식은 산성일때가 맛이 있고 알칼리성이 되면 맛이 없어진다는 것이 주인 김수돈씨(47) 의 말. 물고기의 경우 살아있을때는 약간 알칼리성을 띠나 죽어서 살이 경직되기 시작할때는 산성이 된다.
경직이 끝나고 균의 번식이 시작되면 또 알칼리성이 되는데 맛있는 회는 생선이 죽은후 살점이 경직되고 있을 때의 것이 뛰어나다는 것.
물고기에 따라 사후의 경직시간이 다르나 송어의 경우 싱싱한 것을 잡았을 때 30분동안이 가장 맛이 난다.
회의 경우 냉동생선과 냉동하지 않은 생선의 맛이 다르고, 또 살아있는 것이라 해도 원양에서 잡아온 것과 즉석 낚시로 잡은 생선의 맛이 다르다는 것도 바로 죽은 후의 경직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쓰는 상치·배추 등도 청정재배를 한것으로 공해에 찌들린 도시인에게는 우선 신선미를 더해주어 회맛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생선의 신선도를 가장 중히 여기는 일본인 관광객도 평창의 송어회맛을 보기 위해 서울서 원정을 오기도 한다는 것이 주인 김씨의 자랑이다.<김징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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