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Outdoor] 꽃향기 맡으며 - 마라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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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고은아

달림이의 꿈은 42.195㎞ 풀코스 완주다. 기록에 신경 쓰지 않고 건강을 위해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도 일단 맛을 들이고 나면 완주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풀코스 완주는 초보 달림이에게 멀고 험한 길이다. 그렇다면 하프코스는 어떨까. 건강과 극기 중간쯤에 있는 하프코스는 잘 준비한다면 달리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일단 성공하고 나면 본격적인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는 경험과 용기도 얻게 된다.

건강만을 위해 달린다면 10km 이상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신체 한계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신감이 샘솟기 때문일 것이다.

하프 코스를 목표로 하더라도 자신이 과연 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첫째, 마음의 각오다. 준비 없는 도전은 '만용'이다. 하프 코스에 도전하려면 완주를 위해 힘든 훈련을 계속할 수 있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 둘째, 한 번도 쉬지 않고 10km를 뛸 수 있어야 한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도중에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면 기본기는 갖춘 셈이다. 셋째, 달리면서 무릎이나 발목, 발바닥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근육을 더 강화하고 나서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도전해야 부상을 입지 않는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됐다면 본격적으로 하프코스에 도전해도 좋다. 훈련 기간은 8주. 10km 도전을 '달리기에 맛들이기'라고 한다면, 하프 코스 도전은 '본격적인 거리 늘리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1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낮은 산을 오르내리는 언덕 트레이닝이 근력과 지구력을 높이는 데 좋다. 빠르게 그리고 천천히 달리기를 1세트로 반복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이 속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프 코스 훈련의 핵심은 실제 경주 거리보다 최소한 20%를 더 뛸 수 있을 때까지 2주마다 거리를 늘리는 것. 첫 주에 12km, 다음엔 15km, 18km, 20km로 거리를 늘리거나 70분, 80분, 100분, 120분 식으로 '시간'을 늘린다. 일정한 속도로 일정한 거리를 소화하는 훈련도 필요한데, 이는 대회에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강한 훈련 다음에는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식도 운동의 중요한 일부다. '화-목-토-일'에 운동하고 '월-수-금'에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기 능력 외에 추가 체력이 필수적인데, 바로 근력 운동이다. 무릎 주변과 허벅지, 발목이 필요한 부위다. 무릎 주변 근육은 다리를 어깨 너비 정도로 벌리고 무릎을 90도 각도로 구부린 채 약 10초간 정지하는 동작을 10회 정도, 허벅지 근육은 의자에 앉아 양팔로 몸을 지탱한 채 다리를 곧게 뻗어 10초간 유지하는 동작을 10회 반복으로 강화한다. 발목은 계단 끝에 똑바로 서서 두 발을 모으고 발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는 운동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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