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탐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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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강이나 하천 근처의 돌발을 누비면서 수석을 캐는 수석동호인들은 잡석더미속에서 보석을 찾는 사람들이다.
온종일 돌발을 누벼도 마음에 드는 수석 한두점 찾기가 수월하지 않은것이 탐석이지만 수석동호인들은 탐석의 재미가 그 어느것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강수석회는 바로 수석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주말만 되면 돌발을 누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지난82년 단양근처의 돌밭에서 우연히 만난 5명의 서울지역 수석동호인들이 서로의 수석수집 경험을 나누고 탐석 여행도 함께 떠나기로 하고 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회원은 24명, 주말마다 돌밭을 찾아 수석을 캐낸다. 각 회원들이 1개월동안 수집한 수석은 매월 정기모임에서 다른 회원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좋은돌을 캐낸 회원은 다른 회원들에게 위로주(?)를 사야하는 불문율까지 정해 놓고있다.
수석수집에 얽힌 회원들의 일화도 많고 열성파도 많지만 공기창씨(70)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 몇년전, 겨울철에 한탄강에서 수석을 캐낸뒤 강을 건너던 공씨는 차가운 강물때문에 중풍이 들었다.
몸이 조금 나아지자 요즈음 다시 탐석에 동행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회원들은 공씨를「수석광」이라고 부른다.
회원들의 수석수집경력은 보통 10년정도. 열성파로 꼽히는 서봉건·최희붕씨는 1천여점 정도의 수석을 가진 수석부자.
지난 8월24일에는 아랍문화회관에서 회원들의 수석 82점을 일반인에게 선보인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한강수석회로는 첫번째 전시회였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2년에 한번씩은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수석에 재미를 붙인지 10년이 된다는 회장 엄기수씨는 『오랜 세월동안 주위환경과 맞부닥치며 다듬어진 수석의 오묘한 모습을 보면 마치 인생의 축소판처럼 여겨진다』고 말한다.
또 수석을 통해 자연의 신비함을 깨달아야하고 자기수양의 계기로 삼지않는 단순한 수석수집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게 엄회장의 수석론이다. 303-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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