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길 가는 여러분, 엿 됐습니다” … 로버트 드니로의 뉴욕대 졸업식 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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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22일(현지시간) 뉴욕대 예술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졸업생 여러분은 해냈습니다. 그리고 엿 됐습니다.” (Graduates, you made it. And, you’re f--cked.)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대(NYU) 예술대 졸업식.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72)의 축사는 직설적이고 과격했다. 아카데미상만 두 번 수상한 이 명배우는 15분간 ‘거절당하는 인생을 사는 것은 예술인의 숙명’이라는 주제를 특유의 유머와 직설로 표현했다. 현지 언론은 “올해 최고의 졸업식 축사”라며 극찬을 보냈다.

 드니로는 “회계학·법학·약학 등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안정된 직장을 얻을 것”이라며 “그러나 예술을 선택한 당신들은 엿 됐다”는 말로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당신들은 큰 일을 해낸 건 맞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작품 배역을 따내기 위해서 셀 수 없이 오디션에 떨어졌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1973년 작품 ‘대야망’에 섭외되고 싶어서 감독·제작자는 물론 제작자의 부인 앞에서도 일곱 번에 걸쳐 시나리오를 읽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삶을 다룬 2014년 영화 ‘셀마’의 주인공에서 탈락한 적도 있다. 드니로는 “거절로 인해 느낀 아픈 감정은 다른 사람들과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대를 졸업한 당신들의 길은 쉽지 않지만 분명하고 당신들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졸업을 하는 당신들 앞에는 이제 ‘거절당하는 인생의 문’이라 불리는 현실 세계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거절당하더라도 항상 ‘다음에!(Next)’라고 속으로 되뇌면서 희망을 잃지 말라는 따뜻한 조언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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