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홍삼에서도 가짜 백수오 검출…홈쇼핑 환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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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건강식품을 검사한 결과 농협홍삼의 한삼인분 등 40개 제품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26일 오후 2시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읍의 본부에서 ‘백수오 원료 사용 제품 수거검사 결과’를 발표하며해당 제품을 회수·제조 정지 조치하기로 했다. 백수오 사태의 중심에 있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 제품은 DNA가 파괴돼 가짜 백수오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원료관리 미흡 등으로 이물질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어 자진회수를 요청하기로 했다.

백수오 환불과 관련 홈쇼핑 업체들은 먹고 남은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이라는 기존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식약처가 이엽우피소 유해성 여부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인체 위해성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소비자 불안과 백수오 환불과 관련한 혼선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홈쇼핑 관계자는 “식약처가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을 사실상 부인한 상태라 이미 섭취한 제품까지 ‘전액 환불’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B홈쇼핑 관계자는 “재정적인 손실도 크지만 유해성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단순히 의구심만으로 전액 환불을 하게 되면 앞으로 건강기능 식품에 논란이 될 때마다 환불해야 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액 환불’을 발표한 NS홈쇼핑도 실제론 ‘비난 여론 잠재우기’식의 환불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판매액이 11억여원에 그친 백수오 제품은 환불하겠지만 정작 220억원 어치를 판 제품은 백수오 추출물 함량이 적어 환불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게 업체측 해명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진행중인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환불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공급된 전체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였다면 어떻게 섞이게 됐는지 정황이 밝혀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제품 판매시기와 제조일자를 역추적해 ‘진짜 범인’에게 책임을 묻겠단 얘기다. 현재 검찰은 중국에서 가짜 백수오가 수입됐을 가능성, 재배 농가에서 혼입됐을 가능성, 지역 영농법인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 백수오 1위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의도적으로 혼입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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