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원의 골프 장비록] 단조·주조 큰 차이 없어 … 초보자는 미스 샷 막는 캐비티백 좋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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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호 23면

“골프 입문 초보자입니다. 아이언을 사려고 하는데 어떤 제품이 좋은가요?”

내 몸에 맞는 아이언은

  이런 질문을 종종 듣는다. 시중에는 브랜드 별로 수많은 클럽이 나와 있어 일률적으로 어떤 클럽이 좋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남의 말만 듣거나 브랜드만 보고 무작정 클럽을 선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언은 한 세트에 100만원이 넘는 제품이 많다. 한 번 구입하면 최소한 몇 년은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클럽의 특성을 모른 채 무조건 비싼 채를 선택했다간 곧 후회하기 쉽다.

  아이언은 크게 재질과 제작방법에 따라 단조(鍛造·forge)와 주조(鑄造·cast) 아이언으로 나뉜다. 또 클럽 헤드의 디자인과 형태에 따라 머슬백(muscle back)과 캐비티백(cavity back)으로 분류할 수 있다. 클럽 헤드가 샤프트에서 얼마나 기울어졌는지를 말하는 오프셋(offset) 유무에 따라 블레이드(blade) 타입과 오프셋 스타일로 나눌 수도 있다. 이번 주에는 먼저 단조와 주조 아이언, 머슬백과 캐디백 아이언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한다.

  단조란 말 그대로 금속을 두들기거나 눌러서 필요한 형체를 만드는 것이다. 장인이 망치를 들고 쇠를 깎고, 두들겨 (헤드를) 만들어 낸 제품이 바로 단조 아이언이다. 주조란 녹인 쇠붙이를 거푸집에 부어 만든다는 뜻이다. 제품 모양의 틀에 녹인 금속을 부은 뒤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헤드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단조 아이언이 주조 제품보다 강하고 견고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조 아이언은 일단 초기 틀만 만들어 놓으면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쉽다. 주조 아이언은 또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기술의 발달로 단조와 주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됐다. 단조 아이언의 타구감이 좋다고 하지만 단조와 주조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도 있다. 결국 ‘단조가 좋으냐, 주조가 낫냐’하는 논쟁은 21세기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여전히 쇠를 두들겨 깎아 만든 단조 아이언의 손맛이 좋다는 이들이 있지만 구질이나 타구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바로 헤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클럽 헤드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면 머슬백과 캐비티백 아이언으로 나눌 수도 있다. 머슬백이란 말 그대로 헤드의 뒷부분이 근육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는 형태를 말한다. 머슬백 형태는 단조 아이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슬백 아이언은 타구감이 좋은 대신에 미스 샷을 하기 쉽다. 공을 헤드의 중심에 정확히 맞히지 못하면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잦다. 프로나 상급자들이 머슬백 아이언을 선호하는 편이다.

 캐비티백 아이언은 헤드 뒷부분이 움푹 파인 형태다. 디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로 주조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슬백에 비해 헤드 크기가 큰 편이어서 범용성과 관용성이 좋다. 초보자들도 치기 쉽고 헤드의 중심에 공을 맞히지 못하더라도 비교적 똑바로 날아가는 편이다. 다음 편에는 아이언의 오프셋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도움말 주신 분 핑골프 우원희 부장ㆍ강상범 팀장, MFS골프 전재홍 대표, 던롭코리아 김세훈 팀장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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