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째-국내 첫 관중카드섹션 「화합제전」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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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구=체전취재반】제65회 전국체전의 화려한 개회식 행사중 국내서는 처음 시도된 관중 카드섹션은 다른 식전행사와 초화를 이루어 민족제전의 축제무드를 한층 고조시켰다.
체전개회식의 카드섹션연출은 지금까지 장기간 연습을 쌓은 학생들로 구성된 전문요원만이 펼쳐왔으나 이번에는 LA올림픽의 경우처럼 스탠드의 관증들이 합세, 일제히 통일된 동작으로 민족화합과 질서의식의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인스타디움 본부석 정면의 카드섹션요원 좌우스탠드에 자리잡은 8천2백44명의 관중이 7가지 무지개색 부채로 표현한 카드섹션은 장관.
대구시교위 김웅동장학사 지도로 이루어진 관중카드섹션은 스탠드계단좌석별로 미리 마련된 보라·남색·파랑·초록·노랑·주황·빨강등의 대형부채로 무지개를 그려내는가하면 개회식순 진행에따라 갖가지 장면을 연출해내 개회식전을 빛냈다.
한편 효성여고·경명여고등 6개 여고생 3천6백명이 펼치는 화려한 「색의 퍼레이드」도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카드섹션의 총지휘자는 75년 대구체전때도 카드섹션지휘를 맡았던 송용달(53·효성여고 미술교사)씨. 송교사는 『연습기간이 20여일 남짓했고 그것도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방과후에만 연습을 시켰다』고 말하고 『개막식 바로 전날까지도 글씨와 그림이 제대로 나오지않아 몹시 걱정했었는데 이정도 할수있게돼 몹시 기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10일 리허설때도 제주선수단 입장시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고 인물묘사도 말끔하지못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려를 자아내게 했으나 막상 개막식 당일엔 빈틈없이 치러내 「실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식전공개행사의 첫 순서로 경북·달성·청구·경원고생 2천52명이 펼친 남고 검매스게임「새시대·새화랑」은 신라화랑의 검법·복식을 재현, 현대적 감각으로 꾸민 작품이라는 점이 특색.
지휘교사 김종덕(35·경북고체육교사)씨는 『과학문명의 발달로 한국고유의 전통적 정신문화가 쇠퇴해 가고있다. 청소년들에게 화랑정신의 고취를 목적으로 꾸며보았다』고 말했다. 검도가 6단인 김교사는 작년12월부터 준비에 착수, 이조정조때 발간된 「무예도보통지」를 읽으며 화랑 신검의 검술을 익혔고 경주박물관 등지를 돌아다니며 옛복식을 재현시켰다는 것.
칼이 일본도와 닮았지 않느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김교사는『3자3치 길이의 신라화랑이 사용하던 칼그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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