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자유교원조합 출범에 기대를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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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유교조의 출현은 필연적이다. 전교조가 당초 내건 참교육 기치와는 달리 주요 교육정책마다 딴죽을 걸어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전교조의 반대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수백억원을 더 투입해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야 했고 교원평가도 그들의 반대로 지지부진해져 시행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이라크 파병과 아태경제협력체(APEC) 계기수업을 빌미로 삼아 반미 등 편향된 이념을 주입하는 교육 행태는 학부모를 걱정하게 만들었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 전교조의 횡포와 독주는 우리 교육을 더 이상 그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위기감을 교육계에 팽배케 했다. 이 위기감이 자유교조를 출범시키도록 한 것이다.

자유교조가 슬로건대로 전교조를 제대로 견제하려면 한국교육의 최대 병폐인 평등주의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지금의 평준화제도는 하향 평준화로 갈 수밖에 없다. 능력에 따른 교육, 즉 잘하는 사람은 더 앞서게 하고 못하는 사람은 끌어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 학생의 학력에 따른 수준별 수업도 시행돼야 한다.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학교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해야 한다. 교원평가도 회피하지 말고 자진해 받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걸핏하면 연가와 대중집회로 세를 과시하는 전교조의 투쟁 방식은 학교현장에서 사라져야 한다. 자유교조가 전교조를 견제한다고 물리적으로 대립한다면 교육현장은 더욱 소란스러워질 뿐이다. 그런 투쟁보다는 제대로 가르치는 일에, 올바른 교육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전교조와는 전혀 다른 실력 있는 교사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