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사촌’ 메르스 환자 국내 첫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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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치사율이 40%가 넘는 신종 호흡기 감염병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바레인을 방문한 남성 A(68)씨가 메르스 감염이 확인돼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A씨의 부인(63)도 검사한 결과 감염된 사실이 이날 저녁 추가로 확인됐다. 두 사람 모두 생명이 위급한 상태는 아니라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중동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최대 2주간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인다. 환자나 낙타와 접촉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질병통제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총 1142명이 감염돼 465명이 숨져 치사율은 40.7%(16일 기준)이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2003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증세는 비슷하나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다.

 국내에서 두 명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추가 발병 가능성도 커졌다. A씨가 초기 입원했던 병실에 함께 있었던 남성 환자 B(76)씨도 발열 증세가 확인돼 격리된 상태에서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 중동 방문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예방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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