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혜연 '스무살의 전성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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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로가 되기 전 '꿈꾸는 초보'라는 아이디로 인터넷 바둑사이트의 인기를 모았던 스무살 처녀 기사 조혜연(사진)이 드디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조혜연은 윤영선 4단을 2 대 0으로 꺾고 여류 국수 2연패에 성공하며 여자 기사 중 최초로 6단이 됐다.

조혜연은 9일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열린 10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2국에서 강력한 적수 윤영선 4단에게 백으로 1집반 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1국에서 반집, 2국에서 1집반. 모두 2집으로 따낸 힘든 승리였다. 여류국수 4연패의 전력을 갖고 있는 윤영선은 고토 회복의 집념으로 선전했으나 1국에서 역전패하는 등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지난해 조혜연은 여성 최강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의 아성을 허물고 이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여류 명인까지 2관왕에 오르며 2004년 바둑대상에서 여자 MVP가 됐다.

그러나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조혜연은 루이 9단의 거센 반격을 받고 여류 명인을 내줬고 이로써 여자바둑은 조혜연-루이-박지은의 3파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조혜연은 이후 전자랜드배 등에서 루이 9단을 두 번 연파하며 3강의 구도를 깨고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다.

조혜연의 바둑은 전투에 능하고 힘이 좋아 남자 기사에게 잘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남자 기사를 상대로 승률 50%가 넘은 유일한 여자 기사이기도 하다. 박지은 5단이 '여자 유창혁'이라 불리는 데 반해 조혜연 6단은 '여자 이창호'라 불리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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