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제조강국 지향하는 인도, 기회의 땅으로 활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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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인도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활력 있는 경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 개혁인 ‘모디노믹스’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고질적 저성장 구조를 끊기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즉 제조업 중심 성장을 표방하고 신속한 규제개혁 등 경제혁신을 단행했다. 이에 모디 정부 출범 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30% 늘었다. 중국·일본은 벌써 공격적 투자에 들어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인도 경제성장률이 7.5%를 기록해 중국(6.8%)을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가 중국과 어깨를 겨룰 신흥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방한한 모디 총리와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내년 6월까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했다. 특히 모디노믹스의 제조업 중심 성장 전략은 한국의 산업화 및 경제발전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모디 총리는 1박2일의 짧은 방한 기간 동안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하는 등 한국경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12억8000만 명의 내수 시장과 젊은 노동 인구가 많은 인도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우리 경제 발전에도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하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에 있어 인도 시장은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차는 인도 내수 2위를 달릴 만큼 성공적이지만, 포스코는 인도에 일관 제철소 건설 계약을 하고도 10년째 주민 반대와 각종 규제에 걸려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악한 인프라, 배타성, 불투명성과 독특한 계급 구조 같은 문화적 차이로 충분한 연구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시장”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인도 시장은 우리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치밀하지만 빠른 전략으로 인도에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