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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담임 만난 박 대통령 "꿈같은 시절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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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4회 스승의날 기념식`에 앞서 중고등학교 시절 스승들과 만나 학창시절 사진을 보며 웃고 있다.왼쪽은 박정미 전 성심여고 교사 오른쪽은 김혜란 전 성심여중 교사 [청와대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중·고시절 두 선생님을 만났다. 성심여중 2학년 때 담임 김혜란(73, 무용)선생님과 성심여고 1학년 때 담임 박정임(73, 영어) 선생님이다. 박 대통령이 이들 두 은사를 만난 것은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각각 50년, 48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초구 더케이(The-K) 호텔에서 열린 스승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역 대통령이 스승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예전 두 담임도 이날 행사에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두 은사를 보자마자 손을 잡고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건강하신 모습 뵈니까 너무 기쁘다”고 인사했다.

김혜란 은사=“(사진을 건네며) 대통령님이 1965년, 50년 전 중2때 영어 연극 ‘베니스 상인’을 했던 사진을 어젯밤에 찾아서 (가져왔다.) 연극이 끝나고 사진을 찍어서 저에게 두 장을 주셨다.”

박 대통령=“(사진을 보이며) 제가 영어 연극을 했다. 지금은 너무 많이 달라졌죠. (웃음)”

김혜란 은사= “생각나실까 해서 가져왔다.”

박 대통령=“꿈같은 시절이다.”

김혜란 은사=“(박 대통령이) 배구선수도 했고 소프트볼 선수도 했다. 운동을 잘하셨다.”

박 대통령=“이렇게 건강하신 모습을 뵈니까 제 마음이 많이 기쁘다. 제 어릴 때 꿈이 교사가 되는 거였다. 누군가를 잘 가르쳐서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것같이 보람 있는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그때 했었다. 박정미·김혜란 선생님 같은 은사님이 안 계셨다면 오늘의 제가 없었다고 생각하고 항상 마음속에 감사함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김혜란 은사=“정말 자랑스럽고, 장하시고, 정말 건강하셔야 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은사와의 대화에서 중남미 4개국 순방 당시를 얘기하며 “그곳 국가지도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발전을 이룬 데에는 교육의 힘이 절대적으로 컸다는 것을 우리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배우고 싶다. 전문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우리가 짧은 시간에 교육의 힘, 인재의 힘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발전을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북한 공포정치에 국민 경악”=박 대통령은 이날 스승의 날 기념사에서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북한 내부의 극도의 공포정치가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이 경악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국민 사이에 커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가 중심을 잡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역사관과 교육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과거 이스라엘에서 전쟁이 나자 외국 유학생까지 나라를 지키려 귀국한 사례를 얘기하며 “우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신념과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굳건한 애국심을 키우는 것은 나라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안팎에서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는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애국심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는데 교육현장의 선생님들께서 중심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과거 우리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엄격한 교육풍토를 지켰는데 스승에 대한 그와 같은 존경심은 제자들의 인성과 인격을 닦아 나가는데 큰 영향을 줬다”며 “아무리 시대가 변화해도 스승의 역할은 바뀔 수 없다. 스승에 대한 예의와 존경심을 잃는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에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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