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14> 해외 스마트폰 사용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최승표의 여행의 기술’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이제 스마트폰 없는 해외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잘 쓰면 여행 가이드 못지 않은 만능기기이지만, 평소처럼 온종일 조몰락거리는 건 부담스럽다.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까봐서다. 해외여행에서 스마트하게 스마트폰을 쓰는 법을 소개한다.

먼저 ‘로밍’부터 알아보자. 로밍(Roam ing)이란 해외 통신사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걸 가리킨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로밍을 하려면 복잡했다. 출국 전에 통신사를 찾아가 해외 로밍을 신청하거나 로밍 전용폰을 빌려야 했다. 지금은 여행지에 도착해 전원을 켜기만 하면 화면 상단에 낯선 통신사 이름이 뜬다. 국내 통신사와 제휴한 해외 통신사로 자동 로밍이 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무료다. 전화나 문자를 주고 받지 않는 한 추가 비용은 없다.

문제는 데이터다. 스마트폰은 워낙 스마트해서 저 혼자 데이터를 쓴다.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위치 정보를 확인하느라 데이터가 소모된다. 해외 요금 폭탄의 주범이다. 데이터 0.5KB(킬로바이트)에 3.5~4.5원이 부과된다. 국내 요금의 약 150배다.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 한 장만 보내도 890원, 포털 사이트를 열기만 해도 2000~3000원이 훅 날아간다. 요금 폭탄을 피하려면 해외에 도착하기 전에 ‘데이터 로밍’ 설정을 비활성화로 바꿔야 한다. 쉽게 말해, 데이터 로밍을 꺼야 한다.

그래서 국내 주요 통신사가 내놓은 상품이 데이터 로밍이다. 24시간 기준으로 약 1만원을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서비스가 되는 나라도 140개나 넘는다. 전화로 신청할 수도 있고, 공항에서 출국 전에 신청할 수도 있다. 이용법이 간편해 인기가 높지만, 여행기간이 길면 이 또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근 알뜰 여행자 사이에선 선불 유심(USIM) 칩이 유행이다. 유심은 일종의 스마트폰 신분증인데 이걸 바꿔 끼우는 거다. 해외 공항이나 마트, 통신사 매장 등지에서 살 수 있고 국내에도 파는 사이트가 많다. 칩 종류는 국가별로, 통신사별로 다양하다. 홍콩의 경우, 100홍콩달러(약 1만4000원)짜리를 많이 쓴다. 7일간 홍콩 내 통화가 무료이고, 3G 데이터 5GB(기가바이트)를 준다. 선불 유심칩은 여행 일정이 길거나 현지인과 통화할 일이 많은 출장자가 주로 쓴다. 저렴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전화번호가 바뀐다. 한국에서 쓰던 번호는 먹통이 된다.

여행 동반자가 있다면 ‘포켓 와이파이’를 추천한다. 작은 무선 공유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kt의 에그, SK의 T로밍 모바일 핫스팟이 대표적이다. 전문 대여업체에서 빌릴 수도 있다. 최대 1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태블릿PC나 노트북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나라에 따라 하루 5000~1만원 선이다. 수시로 기기를 충전해야 하고, 대여·반납 과정이 번거로운 건 단점이다.

끝으로 명심할 것. 해외에서 통신 강국 한국의 서비스 수준을 기대하면 안 된다. 로밍·유심·포켓 와이파이 무엇을 쓰든 대부분 한국보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최승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