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실종자 9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태풍 홀리가 스치고 간 제주와 영·호남해안지방엔 이 태풍이 몰고 온 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개울을 건너던 어린이들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거나 강풍에 떨어진 벽돌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등 21일 상오11시 현재 모두 9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인명피해와 적잖은 농작물피해를 냈다.
또 태풍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각해상에는 초속 20∼30m의 강풍과 5∼9m의 파도가 일어 각 망·포구에는 1만5천여척의 국내외 각종선박이 대피중이며 9척이 침몰 또는 방파됐다.

<사망·실종>
▲20일 하오7시30분쯤 제주시외도2동 제주보육원앞 개천에서 이 마을 박상기씨(26)의 아들 철군(6)과 미애양(3)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박씨의 부인 이수열씨(25)는 철군의 손을 잡고 미애양을 등에 업은 채 수심1m가량의 개울을 건너던 중 아들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자 이를 구하려다 함께 휩쓸려 자신은 주민들에 의해 구조되고 두 자녀는 실종됐다.
▲20일 하오4시30분쯤 부산시 대저1동 귀포다리 아래 낙동강에서 수영을 하던 부산동고교2변 안병석군(17)과 박호임군(l8)이 급류에 실종됐다. 안군 등은 동급생 6명과 함께 강에서 수영을 하던중 안군이 허우적거리자 박군이 안군을 구하려고 접근했다가 함께 익사했다.
▲20일 낮12시30분쯤 부산시 연산6동179 연립주택에서 최성인씨(33)의 아들 건식군이 빨래를 말리기 위해 옥상에 쌓아 놓았던 벽돌이 강풍에 떨어지면서 머리를 맞아 숨졌다.
▲20일 하오2시쯤 전남 천천군 삼산면 거문리 덕촌마을 무인등대 앞에서 등대를 구경하던 부산 대동중1년 박성민군(14)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박군은 친척7명과 함께 거문리에있는 외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마친 후 등대를 구경하러 바닷길을 따라 걸어가다 변을 당했다.
▲20일 하오5시30분쯤 동해 대화퇴 941의6 해구에서 어로작업을 하고 회항길에 올랐던 속초수협소속 신흥호(48t·선장 김양축·44)의 선원 나찬수씨(33·속초시동명동590)가 정신착란증세를 일으켜 물에 빠져 숨졌다.

<선박 침몰>
▲20일 하오3시50분쯤 전남고 여군 봉래면사양리 수락도앞 해상에서 선원3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여수선적 금경호 (4t·선장 김영길)가 4∼5m의 파도에 휩쓸려 전복, 선원3명은 노를 잡고 헤엄쳐 나왔으나 배는 침몰됐다.
▲20일 하오3시20분쯤 남제주군 성산읍 신천리 포구에서 대피중이던 이 마을 어미호(3t·선장 최석전)가 닻줄이 끊어져 3m 파도에 밀려 방파제에 충돌하면서 반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