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골 욕심 더 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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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윤기 회장(앞줄 왼쪽)이 김도훈(오른쪽)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가운데는 후원회장인 성하준 화이텐코리아 사장.

"우리는 경기장 들어갈 때 '오늘은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다짐을 하거든. 그런데 지성이는 '득점을 하겠다'보다 '열심히 뛰어서 팀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조긍연.1989년 K-리그 득점왕.선문대 감독)

"11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이동국이 50m 드리블해 골 넣은 것 말이죠. 사실은 패스를 해야 할 상황이었고, 지성이라면 패스를 했을 겁니다. 그런데 동국이는 그걸 차 넣었거든요. 공격수라면 그런 골 욕심을 부려야 할 때가 있죠."(차상해.93년 득점왕.홍명보 축구교실 코치)

28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음식점에서 K-리그 득점왕 모임인 '황금발' 송년모임이 있었다. 화제는 단연 '박지성'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박지성이 자랑스럽다"고 하면서도 뛰는 양에 비해 골이 적은 것을 아쉬워했다. 박지성이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찬스가 오면 과감하게 득점을 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박주영(서울)이 마차도(울산)에게 밀려 득점왕을 놓친 것을 안타까워했다. 토종 득점왕이 안 나오면 회원이 늘어나지 않는다. K-리그는 99년부터 올해까지 김도훈(2000, 2003년) 말고는 모두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고심 끝에 이들은 '통합 득점왕(정규리그+하우젠컵)' 자격으로 박주영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주영은 컵대회 포함, 18골로 1위였다.

이날 모임에는 회원 15명 중 11명이 참석했다. '막내' 유상철(울산.98년 득점왕)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윤기 회장(서울공고 감독.83년 득점왕)은 현역에서 은퇴한 김도훈에게 꽃다발을 주며 격려했다. 황금발은 내년 송년모임 때 전국 고교 대회 득점왕들을 초대하기로 했고, 일본 J리그 골잡이들과의 대결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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