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집 앨범 낸 보아,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치마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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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2000년 첫 데뷔 때 가수 보아(29)는 만 13세 소녀였다. 당시 그는 ‘어린애인데 어린애 같지 않음’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파워풀한 춤 실력과 성인가수 못지 않은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남달랐다. SM엔터테인먼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형스타를 만들겠다며 내놓은 가수답게 그는 2002년 일본에 진출했다. 한국 가수로써 처음으로 오리콘 주요 차트 1위를 휩쓸며 이슈가 됐다.

보아가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아 정규 8집 앨범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를 발매했다. 11일 서울 삼성동 SM타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아는 “이번 앨범을 통해 보아가 곡도 쓴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보아는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기획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성장했다. 7집 앨범 때도 타이틀 곡 ‘온니 원(Only One)’을 작사ㆍ작곡했음을 내세웠지만 대중의 뇌리에 새겨지지 못했다. 그만큼 아이돌 이미지는 강했다. 보아는 이번 앨범에서 12곡 전곡 작사ㆍ작곡ㆍ프로듀싱에 참가했다. ‘싱어송라이터’로써의 보아를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의지다. 보아는 “지난해 폭탄선언처럼 앨범을 내겠다고, 곡을 다 한번 써보고 싶다고 했었다”며 “처음에는 굉장히 후회했지만, 작업할수록 배우면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돌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방향키를 잡는 것이 하나의 과제였다면, 한가지가 더 있다. 보아는 여성스러워지고 싶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운동화와 배기바지 대신 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싶었다”며 “지금까지 보아가 파워풀하고 멋있는 컨셉트였다면 나이도 나이인 만큼 여성스러운 것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를 통해 보아는 소원성취했다. 그는 “여성스러운 룩을 선보이고 싶어서 그런 노래를 만들었고, 데뷔 15년 만에 무대에서 처음으로 치마를 입게 됐다”며 웃었다.

수록곡 중 ‘그린라이트’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을 보고 영감 받아 하루 만에 만든 곡이다. 보아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보고 영감을 받아썼는데 금요일 방송을 보고 다음날 토요일에 완성했다”며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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