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수들 평양서 시장경제 '훈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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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내 대학 교수들이 오는 9월부터 평양 국제관계대학에서 북한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장경제에 관한 강의를 한다.

한양대 관계자는 29일 "지난 4월 북한 관계자와 이같이 합의했다"면서 "강의진은 서울대.한양대.이화여대 등에서 국제통상 관련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학 교수가 북한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은 지난해 7~8월 정보기술(IT)분야를 가르친 한양대 교수에 이어 두번째고, 시장경제를 가르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단기적으론 시장경제국가들과의 거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부분적인 시장경제체제 도입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양대 김종량(金鍾亮)총장은 지난 5일자 동문회보에서 "북한은 낙후된 산업기반시설을 재건하려면 양질의 공학기술 교육뿐 아니라 경영학 교육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IT.경영학 등에 대한 단기교육과정 외에도 북한 대학에 석.박사 과정에서 강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양대는 올 가을께 북한의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과 축구대회를 여는 등 체육교류도 검토하고 있다.

金총장은 "남북 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대화의 마당에서 자주 만나게 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양대는 지난해 두달 동안 김일성종합대학.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북한의 명문대생 1백20명을 대상으로 IT교육을 마친 뒤 金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했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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