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특급 어뢰투…SK, 롯데 꺾고 단독 3위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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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24)이 1063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펼쳤다.

박종훈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따냈다. 프로 데뷔 이후 선발승은 처음이다. 지난 2012년 6월 7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63일 만에 선발로 나와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박종훈의 호투에 힘입은 SK는 롯데를 5-3으로 물리쳤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SK에 입단한 박종훈은 투구시 팔을 지면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내려 던지는 극단적인 언더핸드스로 투구 폼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유형이다. 이날 박종훈의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대에 머물렀지만, 독특한 투구 폼에서 나오는 변화가 심한 공을 롯데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박종훈은 올 시즌 중간에서만 7경기에 나와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었다. SK는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 밴와트가 발목 타박상으로 재활 중이고, 5선발 백인식이 부진해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이 빈자리를 불펜투수 채병용과 박종훈이 기회를 잡았다. 채병용은 5일 경기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박종훈도 제몫 이상을 해줬다. 김용희 SK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에서 박종훈의 호투가 큰 힘이 됐다"며 흡족해 했다.

SK는 0-0으로 맞선 5회 초 터진 브라운의 3점홈런(시즌 9호)으로 앞서 나갔다. 8회 초에는 정상호의 솔로 홈런과 박재상의 3루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7이닝 동안 120개 공을 던지며 3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편 3회 초 SK 공격에서 박재상이 친 파울 타구가 박기택 구심의 급소를 강타해 9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박기택 구심은 곧바로 들 것에 실려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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