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부정하는 허무주의 진리 강요하는 근본주의 모두 다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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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종교적 허무주의와 광신적 근본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제39차 세계평화의 날(매년 1월 1일)을 앞두고 최근 발표한 담화문에서 "허무주의자들은 진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근본주의자들은 진리를 힘으로 강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현재 지구촌을 흔들고 있는 테러리즘으로 평화의 진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또한 거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날 흔히 근본주의로 불리는 종교 광신주의가 테러범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는 "허무주의와 근본주의는 기원이 다르고 문화적 배경도 다르지만 인간과 자연의 생명,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느님 자체를 경시하는 위험한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지구촌에 평화를 심으려면 각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차이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란 특정한 문화적 정체성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억누를 수 없는 염원이며, 우리는 다른 문화에 속한 이들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가운데 평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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