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세계〃도 볼 수 있다|IBM 취리히 연구소,3차원 현미경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원자의 모양까지 상세히 관찰해낼수 있는 고성능 전자현미경이 개발돼 반도체등 극소규모소자의 표면관찰은 물론 DNA등 미세물질구조의 규명에도 기여할수 있게 됐다.
IBM 3개 연구소중의하나인 스위스의 IBM취리히연구소는 최근 3차원 방식의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y)이라는 최신형 전자현미경을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 이현미경은 수평으로 6옹그스트롬(1옹그스트룸은 l천만분의1mm 크기까지 식별이 가능하며 수직으로는 0·1옹그스트롬크기까지를 식별해 지금까지 분자레벨에그쳤던 미세물질 형상파악수준을 일거에 원자레벨에까지 접근시켰다 (보통분자의직경은 1옹그스트롬).
이 연구소의 「게르트·비니히」박사등 4명의 연구진이 82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최근 완성한 이 고성능현미경이 채택한 방식은 스캐닝 터널링방식이라는 새로운 현미경 방식.
양자역학에 따르면 물질의 전자들은 고체의 표면위에 구름과 같은 형태로존재하는데 이 고체의 표면가까이 끝이 뾰족한 금속을 갖다대면 두물질사이에 진공이 생긴다는것.
즉 전자는 입자성을 가지면서도 파동성도 갖는데 이때문에 두물질을 극도로 근접시겼을때 전자와 전자사이가 진공의 터널을 갖게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용한것이 STM현미경.
관찰대상인 물체를 놓고 그위에 중국인 뾰족한 금속막대를 D옹그스트롬까지근접시키면 두물질사이에 생긴 진공의 터널이 두물질의 전자간 거리를 항상 D옹그스트롬으로 유지시켜 주게된다.
따라서 뾰족한 금속전극을 움직여 관찰대상 위에 정사하면 그 굴곡이 그대로화면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 이 형상을 좀더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을땐 고성능 카메라로 이것을 찍어볼수 있도록 돼있다.
이 현미경은 수직의 형태해석을 위해 2단계의 스프링 시스팀과 진동방지를위한 기계장치를 써서 종래의 어떤 전자현미경도 도달할수 없었던 0·1옹그스트롬의 초미세세계를 관찰할수있게 했다.
한편 수평적 형상의 규명은 수직해석에서 얻어진 자료를 응용해서 어떤 형태, 어떤 두께에 대해서도 3차원적 형상해석을 가능하게했다.
이 현미경의 개발이 갖는 의미는 우선 반도체나 DNA등 첨단산업소재의 구조규명및 새로운 소재발굴에 지대한 공헌을 할수있다는 점.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실리콘의 분자모양이 뚜렷이 나타남은 물론 원자레벨까지도 형상포착이 가능해 반도체 구조규명과 복합반도체의 개발, 성능점검을 위한 구조해석이 가능해졌다.
또 지금까지 간접적 방법으로만 접근했던 세포안의 DNA등 생체세포의 구조해석도 훨씬 세밀해져 유전공학적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공헌이 기대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초과학적으로도 3차원 STM현미경의 용도는 다양하다.
예컨대 금(Au)의 표면구조에 관해 지금까지 가설이 구구했고 실험결과의해석차이론 학자들간에 이견이 많았는데 이 현미경에 의한 분석결과 리번모양의 자연스런 표면형태를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학자들의 논쟁이 종식됐다.
이 현미경은 이밖에도 절연물체의 미세구조나 자성구조뿐아니라 내부흡착분자의 구조까지도 현상해석이 가능해 앞으론 다방면의 물질구조해석에 두루 쓰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재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