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전시·빈민가로 양분-노르웨이 기자의 「북한 방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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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괴의 김일성이 사망하면 북한은 주민들의 반발과 김정일의 무능 때문에 56년 헝가리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일본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고 노르웨이 NTB통신의 「우드마르· 린드」기자가 최근 그의 북한방문 르포기사에 밝혔다.
이 르포기사에 의하면 또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이 무식하고 교만하며 아무런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인물로 보고있다.
다음은 「린드」기자의 르포기사를 간추린 것이다.
『선전은 우리가 북경에서 소련제 고물 4발 일류 신 프로펠러기에 탐승하기 무섭게 곧 시작되었다. 평양에 착륙하기 15분전 우리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좀더 쉽게 말하면 북한에 「인민의 낙원」을 건설한 김일성의 업적에 관해 귀가 아프게 들었다.
아름다운 대동강에 자리잡은 평양시는 외국 방문객에게는 매우 이상한 인상을 주었다. 이 도시는 「공산주의의 우수성」, 특히 「자본주의」 남한보다 앞선 공산주의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전시실로 선전되어 왔다.
평양은 넓은 도로와 탁틘 큰 광장,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의 동상」·기념비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평양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거창한 「전시실」뒤에는 포르투갈 촌락 같은 동네들이 있다. 이들 지역은 외국인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곳이지만 나는 매일 하는 조깅때 이들 지역을 보게 되었다.
평양의 또 하나 기묘한 점은 거리가 그렇게 넓은데도 자전거 한대 눈에 띄지 않는 점이다. 코펜하겐의 2배나 되는 이 큰 도시에 단 한대의 자전거도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시 안팎을 마음대로 왕래하는 것을 당국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 불만을 털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북한에서는 불안의 토로가 곧 「음모」와 이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그래서 「대형」이 주민들을 항시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적어도 북한 문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주민은 누구나 공공장소에서 「위대한 지도자」의 배지를 달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광경을 볼 수는 없다. 그 어느 정권도 북한에서처럼 1백%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있다.
이 나라는 「조지·오웰」의 「1984」를 연상케 한다고 보통강 호텔에서 내가 만난 한 아프리카 실업인은 말했다. 아프리카 학생들은 평양에서 감방에 갇히거나 가택 연금된 것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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