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서도 아베 총리 연설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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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랑뉴스센터 웨이보(新浪微博·팔로어 1416만명)에는 29일 연설 내용이 소개됐다. 아베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미국 국민에게 영원한 존경과 애도를 표한다. 일본이 아시아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다”고 한 부분이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에 대해 사과나 반성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고 설명을 붙였다.

이 글에는 400개 정도의 댓글이 달렸다. 의견은 명확하게 엇갈렸다. “‘반성’을 언급하긴 했다. 없다고 선동하는 의도가 뭐냐. 신랑(新浪)이 이렇게 의도적으로 사실을 꾸며서 민족주의 정서를 선동하는 것이 일본 우익단체의 후설(喉舌)과 뭐가 다르냐.”, “이런 식으로 내부 문제에 대한 주의를 돌리는 것이 아니냐.” 등의 의견부터 “‘Apologize’를 안썼지만 ‘Remorse’를 썼다.”, “훨씬 더 깊이 있는 표현이다.” 등의 의견까지 다양했다. “일본은 원자폭탄을 던져준 사람에게는 사과하고, 사과를 받아야하는 사람에겐 사과를 안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많은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저명인사들도 SNS상에서 의견을 밝혔다. 리카이성팔로어 3만1287명)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관계연구소 전문가는 “교과서를 왜곡하고 사과를 거절함으로써 역사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고 했다.

쉬징보,팔로어 16만명) 아시아통신사 사장은 “전쟁은 중성적인 의미의 단어이므로 ‘침략’이 아닌 ‘전쟁’을 쓴 것은 침략을 인정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일본이 군국주의를 인정하고, 아시아에 고통을 줬다고 인정했으니까 발전이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옌쉐퉁,팔로어 8만734명) 칭화대학교 당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웨이보에 “아베는 연설에서 2차대전에 대해 ‘Remorse(참회)’란 표현을 썼고, 전몰 미군에 대해 ‘Repentance(뉘우침)’란 표현을 썼다”며 “미국 미디어, 국회와 오바마가 이에 대해 만족했는지, 이 두 어휘가 아베가 역사문제를 타협한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송완범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교수는 “이번 연설은 아베 총리가 미국에 가서 한것으로, 한국을 대상으로 한 연설은 아니다”라며 “그러므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일본에게 반성했느니 안했느니 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올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이번 연설을 보면 적어도 아베정권은 이전 정권들처럼 한국이나 아시아 특정국가 입맛에 맞는 ‘맞춤형 연설’이나 사과는 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며 “앞으로 포괄적인 사과발언 혹은 이전 정권들의 반성을 계승한다는 식의 표현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웨이 인턴기자(연세대 국제학대학원) wang.w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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