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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이 뮤지컬 무대, 국제페스티벌 6월 팡파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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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화대 학생들이 세계물포럼이 열린 엑스코 앞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공연하고 있다. [사진 계명문화대]

세계물포럼이 엿새째를 맞은 지난 17일 낮12시 30분. 대구시 북구 산격동 물포럼 행사장인 엑스코 앞 야외광장에선 뮤지컬 ‘그리스’ ‘레미제라블’ 등의 하이라이트 공연이 30분간 이어졌다.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과 지나가던 시민들은 익숙한 노래에 손뼉 치며 환호했다. 외국인들은 처음 보는 야외 뮤지컬을 스마트폰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단에서 온 기자는 뮤지컬이 끝난 뒤 공연팀 버스에 올라 즉석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계명문화대 뮤지컬전공 학생 35명이 선보인 뮤지컬 거리공연이었다. 이들은 오후 2시엔 한방문화축제가 열린 약전골목으로 옮겨 다시 뮤지컬을 선보였다.

‘뮤지컬 도시’ 대구가 올해부터 공연 무대를 대구오페라하우스·계명아트센터 등 실내를 벗어나 거리로 확대시키고 있다.

대구시는 뮤지컬을 보지 못한 시민과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올 들어 ‘뮤지컬 거리공연’을 새로 내 놓았다. 3월 19일 중앙파출소 앞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지역 뮤지컬 관련학과 학생들이 중심이 돼 주1회씩 연간 40회를 공연할 계획(053-803-3794)이다.

손동민 대구시 공연산업팀장은 “대구시는 내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문화도시’로 지정될 예정”이라며 “대구를 찾으면 누구나 공짜로도 뮤지컬을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는 뮤지컬 자산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구에는 객석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이 11곳이나 되고 전공자만 연간 1000여 명이 배출된다. 뮤지컬 거리공연은 바로 지역 공연 전공자의 활동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오는 6월 26일부터 18일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 등지에서 열린다.

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은 10만원이 넘는 비싼 관람료를 받는 세계 뮤지컬을 절반 값에 즐기도록 하자는 게 모토다. 지난해는 러시아의 ‘몬테크리스토’와 슬로바키아의 ‘마타하리’를 한국에 처음 선보여 매니어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계명아트센터에서 러시아팀이 5회 공연한 ‘몬테크리스토’는 연인원 5000여 명이 관람했다. 그동안 국내 공연 뮤지컬이 대부분 브로드웨이 작품을 각색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올해 초청하는 주요 뮤지컬은 독일 슈튜트가르트의 ‘스위트 채러티(Sweet Charity)’다. 독일 공연팀이 국내에 들어오는 건 처음이다. 또 개막작으로는 엘비스 프레슬리 등 유명 팝 가수의 음악으로 이뤄진 영국팀의 ‘포비든 플래닛(Forbidden Planet)’이 한국 투어에 나선다. 폐막작은 체코의 ‘팬텀 오브 런던’이다. 특별공연으로는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 제작해 중국 상하이 등 4개 도시에서 공연한 ‘투란도트’가 3년 만에 다시 대구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부대행사로 축제 기간 시민들이 참가하는 뮤지컬 노래 부르기와 5월 말에는 뮤지컬 스타 지망생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오디션이 마련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뮤지컬 축제가 창작이나 실험 작품을 상대적으로 무대에 많이 올려 대중성이 떨어졌다”며 “이제는 전국의 뮤지컬 매니어가 스스로 찾는 신나는 뮤지컬을 많이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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