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히트상품] 저 샴푸 왠지 있어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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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의 '케라시스'는 전형적인 '숨기기 전략'으로 제품을 홍보해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02년 이 브랜드를 내놓으며 업체 이름을 대대적으로 광고하지 않았다. '케라시스'라는 브랜드명만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애경 정창환 이사는 "출시 초기 상당수 소비자가 외국 브랜드의 고급 샴푸로 생각했다"며 "회사 측도 굳이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신비주의 마케팅'은 광고 모델 기용에도 이어졌다. 수년 동안 영화출연을 하지 않은 배우 고소영을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도 모델을 파파라치가 몰래 촬영한 것처럼 만들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브랜드에 신비로운 느낌의 모델은 제품의 이미지를 함께 올렸다. 기존 제품보다 20%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도 한 몫 했다. 주소비층인 20대 여성들이 '프리미엄급 샴푸'란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국내 샴푸 시장은 외국 업체와 국내 생활용품 업체의 각축장이다.

업계에서는 샴푸를 생활용품의 대표 상품으로 꼽는다. 화장품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 써서 고르는 상품이 샴푸이기 때문이다. 가격도 다른 생활용품보다 비싼 편이다. 따라서 업체들도 샴푸 판매에 사활을 건다. 1990년대 말까지는 P&G, 유니레버 등 외국기업이 시장 3위권 안에 들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업체들이 브랜드 고급화를 시도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케라시스도 이 중 하나다. 이 브랜드는 올해 국내 샴푸 시장에서 '톱3'에 진입했다. 올해 시장 점유율은 12%대다. 예상 매출액은 390억원. 정 이사는 "내년에 샴푸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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