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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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경진 변호사=시민들의 집단행동이 잦은 것은 합법적 절차나 평화적 의사표시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본다.
소시민의 권리구제나 불만해소에 미온적인 공무원일수록 집단행동을 겁을 내 「소란행위」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밝고 개방적인 사회라면 집단행동으로 얻는 게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정부는 변칙적 방법이 통용되지 않도록 잘못 시정이나 불만해소를 위한 대화의 통로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울대 김일철교수=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이익집단간의 마찰 등 불만요인이 늘고있지만 국민들이 불만을 표현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제도화 되어있지 못한 것이 큰 원인중의 하나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력이 지나칠 정도로 비대해 사회 각 부문에 깊숙이 간여하고있지만 불만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조정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있어 잇따른 시위 등 집단적인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의 확대 등으로 시민의식이 성장한데다 선거를 의식한 국민의 주체의식이 발동케 된 것도 집단시위의 상승요인으로 보인다.
▲민팔규씨 (39·상업·서울신문로) =택시운전사들의 사납금 인하요구 등은 그들의 생계문제와 직접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니 당국도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집단행동·시위 등으로 문제는 해결하려는 것은 몹시 위험한 발상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현실문제인 「나무」만 보지말고 국가와 사회라는 「큰 숲」을 보는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일수록 대표자 등을 통해 당국 또는 당사자와 대화로 풀어 가는 민주시민정신이 발휘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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