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산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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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먹구름 한멍석 머리에 눌러쓰고
배부른 큰하늘 누워서 코를 골면
소나기 한마당 부어 황톳불을 끓인다.
무지개 부챗살에 이웃은 가까웁고
거울보다 깊어진 산첩첩 오두막에
눈시린 꿈을 익히는 산그늘이 다가선다.
하늘엔 황소눈빛 푸른별이 구르고
땅위에 눈물 같은 이슬이 떠오르고
이잠에 주인도 없는 호롱불만 외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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