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흑인 밀집 도시에 매장 내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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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전문 체인점인 스타벅스가 지난해 미국 전 지역에서 일어났던 인종 차별 반대 시위의 진앙지였던 미주리 주 퍼거슨시에 새 매장을 열기로 했다고 경제전문지 포춘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한 캠페인 ‘레이스 투게더’를 시작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접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예민한 인종 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매체 ‘네이션스웰’이 21일 주최한 강연에 참석해 인종 문제 해결을 위한 스타벅스의 캠페인을 소개하다가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스타벅스는 그간 백인 밀집지역에서 중점적으로 매장을 여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백인 인구가 75%가 넘는 곳에만 중점적으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슐츠는 포천에 “퍼거슨 매장 장소, 오픈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은 퍼거슨시 주변에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 등 6곳에서 영업 중이지만, 흑인 인구가 70%가 넘는 퍼거슨시 안에는 정작 매장이 없다.

퍼거슨시는 지난해 8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일어나 흑인 시위가 시작된 곳으로 이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슐츠는 인종 차별 캠페인을 비롯한 민감한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대표적인 CEO다. “보편적인 칭찬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주제인 만큼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해온 바 있다.

지난달 인종 차별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매장 직원들에게 ‘레이스 투게더’라는 문구를 적게 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오히려 인종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캠페인은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중단됐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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