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선두' 김광현, 양현종의 같은 듯 다른 시즌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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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승 1패.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스물여덟 동갑내기 왼손 투수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의 올 시즌 기록이다. 출발이 좋다. 올 시즌부터 144경기로 늘어나 2~3번 더 선발 등판 기회가 있기 때문에 꿈의 20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지난 2010년에도 다승 경쟁을 펼쳤다. 17승을 올린 김광현이 16승을 올린 양현종에 근소하게 앞서며 윤석민(KIA·17승)과 함께 공동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당시의 경쟁이 재현될 분위기다. 둘은 올 시즌 삼성 윤성환(34)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 둘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렸지만, 냉정한 현실 앞에 발길을 돌린 공통점이 있다. 실력을 더 가다듬어 2년 후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개막을 맞았고, 나란히 팀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승수는 같지만, 내용은 다르다. 양현종은 올 시즌 5경기에 선발로 나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95(2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김광현도 4경기에서 3승 1패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다소 높다. 지난해와는 달리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리를 챙기고 있다.

양현종의 상황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 선발 투수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4~5선발도 여전히 불안하다. 연패가 이어지면 양현종의 존재는 더 커진다. KIA는 올 시즌 5연패와 4연패를 한 번씩 기록했다. 지난 21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팀 5연패를 막기 위해 7회까지 117개 공을 던지며 역투를 펼쳤다. 7회 말 타선이 점수를 뽑아 가까스로 승리를 추가했다.

타선 지원이 확실한 것도 아니다. 지난달 28일 개막전에서 양현종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불펜도 불안한 상황에서 양현종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광현은 팀 타선이 제때 터져주고, 불펜도 튼튼해 승리를 챙기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김용희 감독이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지말라. 조절이 필요하다"며 조언을 할 정도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1km를 넘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등판한 4경기에서 95~101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은 김용희 SK 감독의 관리 속에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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