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시성식 보러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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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교황의 한국방문때 베풀어지는 순교신부 다블뤼 할아버지의 시성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부인 마르틴여사(59)와 함께 지난 달 29일 파리에서 우리나라에 온 프랑스인 순례신자 라로슈씨(61·회사원·프랑스 파리 생 기용가19)는 2일아침 투숙중인 서울 리버사이드호텔 로비에서 관광버스를 기다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시성식에서 성인이 되는 안토니오 다블뤼주교(한국이름 안돈이)는 라로슈씨 5대조의 아들로 1845년10월 조선에 입국, 21년간 천주교를 선교하다가 1866년 병인박해때 충남보령에서 49세를 일기로 순교한 프랑스 신부.
라로슈씨는 다블뤼 할아버지가 13남매중의 한사람으로 비록 직계자손이 없지만 남은 12남매들의 자손들은 항상 할아버지가 순교해 천주교의 씨앗을 뿌린 한국에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던중 마침 이번에 교황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할아버지가 성인칭호를 받게 돼 프랑스와 벨기에에 사는 47명의 자손들이 한꺼번에 방한을 결심, 한국에 왔다는 것.
이들은 특히 집안 모두가 독실한 천주교신자여서 교황을 알현할 날을 고대해왔는데 한국에서 순교한 할아버지가 순교복자 1백3위 시성식을 통해 교황으로부터 성인칭호를 받는 것을 직접 보게 돼 더없는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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