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8)유전공학(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반도체와 함께 양대첨단기술로 꼽히는 유전공학이 「제3의물결」을 만들면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선진으로 향한 또하나의 도전이 유전공학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산·학·연·관의 유전공학개발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산업분야에서보다 높고 상호협조의 분위기도 성숙되어있다.
이것은 유전공학이 갖는 여러가지 특수성, 즉 자원절약형이고 두뇌집약적이며, 고부가가치기술인데다 개발혁신형의 최첨단기술이란 점에서 우리로서는 당연히 뛰어들어야할 분야이기 때문이다.
유전공학기술의 산업적 이용은 또한 인류의 복지증진을 위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이의 산물은 인류의 생존파 직접 관련되는 식량·에너지·환경·건강에 기여하는 필수산업이라는 면에서 편리산업인 반도체분야와는 또 다른면을 지니고있다.
유전자재조합·세포융합·핵치환을 비롯해 발효·세포배양기술을 이용한 유전공학기술은 의약품·환경보존·에너지대체·농축산·식품등 그응용범위가 넓은데 선진에의 도전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우선 실용화에 가장 먼저 들어선 의약품분야부터 알아본다.
몇개 대학연구실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우리의 유전공학관련 연구개발은 82년을 깃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즉 82년초 과학기술처는 유전공학을 특정연구개발과제에 포함시켜 이에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어 4월에는 14개기업이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을 결성해 특정연구개발과제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연구에 들어갔고 학계와 연구기관도 한국유전공학학술협의회를 구성해 기초연구와인력양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유전공학육성법이 제정되기도했다.
특정연구개발에는 82년에 럭키의 「유전공학 필수소재개발」을 비롯한 4과제, 83년엔 노현모교수(서울대)팀의 「B형간염백신개발」, 차창용교수(서울대}팀의 「간염진단용 시약개발」등7과제 (계속과제 3건포함) ,그리고 금년엔 6과제가 새로추가돼 연구가 진행중에 있으며 금년들어서는 각사 나름대로 독자적 연구수행체제를 마련, 외국과의 합작을 모색하고있는등 선발기업으로의 유리한 고지점령에 제각기 부심하고있다.
▲녹십자=유전공한서 최우선 사업으로 전사적힘을 기울이고있는데 B형간염백신과 진단용시약개발에 중점을 두고있다.
동아제약과 함께 개발하고있는 간염백신은 현재 80%정도의 진척도률 보이고 있으며 진단용시약은 간염진단용이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금년중에는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임신진단용과 암진단용도 85∼86년에는 선을 보일 전망이며 금년부터는 혈전용해제 개발에도 착수하고 있다.
▲동아제약=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B형간염백신에 공동참여하고 있으며 차창용·정세화박사(KAIST) 팀과 함께 세포융합기술을 이용한 암치료제와 각종 진단용 시약 및 간장치료제등에 쓰일 펩타이드개발에도 주력하고있다.
▲럭키=82년부터 본격연구에 들어가 균주·효소·유전자 운반체등 89종의 유전공학 필수소재개발을 끝내고 83년부터는 간염백신과 진단용시약, 84년에는 인터페론과 동물성장 호르몬등의 개발에 주력하고있다.
이를위해 이미 대덕의 중앙연구소내에 유전공학연구동을 건립해 30여명의 고급두뇌들이 투입되고 있으며 84년에만 총1백35억원을 투자할 계획.
이와함께 확립된 선진기술은 도입, 소화한다는 방침아래 지난 2월에는 미국의 카이론사와 기술제휴, 베타·감마인터페론과 감염진단용 시약을 개발·생산키로 했다. 계속해 간염백신·혈전증치료제기술도 곧 제휴할 예정. 해외인력과 정보활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미국 현지연구소도 곧 설립할 계획이다.
▲제일제당=82년10월 세포대량배양기술에 의한 알파 인터페론개발에 성공한바 있는 제일제당도 유전공학에 거는 기대가 어느 회사 못지않게 크다.
지난 1월에 미국의 유전공학연구소인 유진텍과 합작으로 생명공학연구개발전문회사인 ETI사를 현지에 설립했다. 제일제당은 이미 알파인터페론의 임상시험에 들어가 연말께는 연고제타입의 인터페론을 내놓을 계획이며 이와함께 ETI와 공동으로 유전자재조합기술에 의한 알파·감마형 인터페론과 간염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정연구개발과제로 동물성장호르몬과 아미노산(알지닌)균주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종근당=82년부터 중앙연구소팀을 중심으로 세포융합에 의한 항생물질의 균주개발에 역 점을 두고 있다.
이미 항결핵제인 리팜피신의 고역가균주개발에 착수했고 금년부터는 3개성분의 항생제균주개발을 추가했으며 내년부터는 진단용시약의 개발등 연구의폭을 넓힐 것이라는 얘기다.
▲기타=유한양행에서도 새로운 항생제개발에 착수했고 이밖에 한국화약·국제상사·코오롱·일동제약·동신제약·제철화학·현대약품·영진약품·대웅제약등이 유전공학을 이용한 의약품연구개발에 참여할 뜻을 비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학계에서도 특정연구과제외에 많은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몇가지를 들어보면 강현삼교수(서울대)가 역가높은 페니실린 유도체의 생산에 성공했으며 이원영교수(연세대)도 인간성장호르몬의 시험관배양이 성공단계에 와있고 EB바이러스를 이용한 모노크로날항체개발에도 성공,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단계에 들어가있다.
또 KAIST 한문희박사팀도 인터루이킨(IL-2)연구와 간염백신의 수율향상에 전력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의 백승복박사팀도 최근 세포융합을 이용한 일본뇌염 진단시약 개발에 성공, 일본뇌염의 진단기간을 종래의 1∼2주일에서 4일이내에 할수있게 되었으며 계속해 인플루엔자·간염·홍역·소아마비등의 진단시약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신종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