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윤의 방황' 끝이 보여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11월 22일 미국에서 돌아와 곧바로 프로농구 SK에 합류한 방성윤(사진)은 내리 다섯 번 패배를 맛봤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다. 신문과 인터넷은 멀리했다. 집중된 시선이 부담스러웠고 팀에 미안했다. 그러나 10, 11일 주말 두 경기를 내리 이긴 뒤 모처럼 훈련 없는 월요일에 편히 쉬었다. "많이 졌으니 이젠 이겨야죠."

올 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번 지명권을 받은 KTF는 당장 써먹지도 못할 방성윤을 주저 없이 지명했다. 그만큼 방성윤은 '대어'였다.

시즌 중인 11월, SK는 슈터 조상현 등을 KTF에 내주면서 방성윤을 영입했다. 김태환 SK 감독은 "방성윤의 파괴력이 팀 색깔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팀은 연패에 허덕였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슛을 난사한다''조직력을 깨뜨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독방을 쓰는 특급 대우를 받는다''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막내가 챙겨야 할 것을 하지 않는다'는 악성 루머도 나돌았다. 그러나 강양택 코치는 "자기가 할 것은 다한다. 훈련할 때도 가장 먼저 코트에 나온다"고 말했다.

10일 KCC전, 77-78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방성윤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바로 골밑슛으로 연결했다. 연패를 끊는 극적인 승리였다. 이날 21득점을 올린 방성윤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클러치 슈터'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11일 동부전에서도 19득점, 2연승을 이끌었다.

강인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