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못다푼 "20년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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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싱가포르=박군배특파원】 올림픽에의 꿈은 또다시 마지막 순간에 부서지고 말았다. 한국축구는 예선탈락 20년의 한을 풀지 못한채 또한번 쓰라림을 맛보아야했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본선을 향한 마지막 하나의 티키트를 놓고 29일하오 8시반(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대양주지역 최종예선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이라크에 1-0으로 패퇴, 전에없이 부풀어 올랐던 기대와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화랑은 이날 의외로 난조, 최악의 졸전으로 허덕였으며 전반종료 1분을 남기고 이라크 FB 「아드난·D·무타르」의 약25m 기습슛에 결승골을 뺏겨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팀웍이 와해, 조직적 플레이가 완전히 친묵한 가운데 부끄러울 정도의 열세에 몰렸으나 두번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어이없는 실축으로 놓침으로써 뼈저린 한을 남겼다.
전반37분 칼날같은 삼각패스로 이라크 문전들 돌파한 이길용 (이길용)이 GK 「하심」과 1-1로 맞서는 절호의 선제득점 순간을 맞았으나 황급히 쏜 슛이 뛰쳐나온 「하심」의 몸에 걸리고 말았으며 후반38분 정해원(정해원)의 멋진 돌파와 센터링을 받은 똑같은 상황의 변병주마저 「하심」의 가슴팍에 안겨주는 범축을 저질러 회생의 찬스를 놓친것이다.
이에앞서 전반33분께 최순호의 돌격에 당황한 이라크선수가 페널티 킥감인 핸들링 반칙을 범한것을 「크리스터퍼」 주심(호주)이 외면, 한국엔 불운이 겹쳤다.
이라크는 우세한 체력과 주력및 기본기로 철저한 1-1의 대인접근플레이를 펼쳐 한굴의 패스웍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반면에 한국은 이라크가 예상외로 강세를 띠자 단한명의 예외도 없이 재페이스를 찾지 못한채 패스미스 속출에다 발걸음마저 무디어진 안타까운 졸전으로 시종했다.
이로써 LA 올림픽출전권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이라크등 중동 산유국이 독점했다.
이날경기엔 이번대회 최대관중인 5만여명이 입장했으며 한국건설요원등 교민 5천여명이 모두 나와 열띤 응원을 펼쳤다.

<능력 부족 절감>
▲박종환감독=패스가 전혀되기 않아 속수무책이었다. 이길용이 선제득점 찬스를 놓친게 한이다. 어쨌든 올림픽 진출꿈이 좌절되었으니 할말이 없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부선수들이 평소 내가 요구하고 바라는 조직적 플레이를 해주지 않고 인습에 젖은 개인 플레이를 자꾸만 되풀이하는것이었다. 모든 일을 내생각대로만 할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지지 않으니 가슴속에 한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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