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화 『비구니』제목부터 바꿔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불교 비구니스님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친 영화『비구니』 의 제작내용이 크게 수정된다. 서울삼선교 정각사에 본부를 마련한 『비구니』영화제작 중지촉구대책본부 간부스님들은 24일 제작사인 태전영화사측과 만나 영화제목을 바꾸고 주인공 (김지미) 의 법명을 사용치말것을 요구했다.
대책본부측은 부분적인 내용의 시정보다는 비구니를 욕되게 묘사한 「전체의 흐름」 을 바꾸라고 요청함으로써 영화제작의 중지를 간접 시사하기도했다.
이날 양측의 협상은 일단 시나리오 내용을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검토, 정정한다는 선까지 합의한것으로 앝려졌다.
한편 4백여명의 비구니스님들로 구성된 대책본부는 전국 비구니 5천여명의 반대 「서명날인」 을 모아 정리중이다.
대책본부는 이미 이에 앞서 문공부당국에 외설적인『비구니』 영화 시나리오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 제작중지협조 진정서를 제출했다. 당국도 진정내용의 면필한 검토를 마쳤고 필요한 경우 협조에 응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장 광우스님(정각사주지) 은 『비구니스님들이 영화의제작, 상영이 시정없이 강행될 경우 극장앞에서 농성을 벌이겠다』 고 진정했다는 일부 보도내용은 전혀사실과다르다고밝혔다.
그는 극장앞과 농성과같은 행위는 성직자로서는 생각할수 없는 일이며 어디까지나 사전합의를통해 잘못된 영화내용을시정하려는게 대책본부의근본목표라고했다.
물론 예술의·창작성은 최대한 존중돼야한다는 「상식」을 막무가내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입장도 분명히했다.
그러나 『비구니』영화의 시나리오 내용이 『수도승을 대중예술의 눈요기감으로 삼고 사회 낙오자인양 표현하면서 비구니의 음란도색화를 그린것』 은 분명한 창작예술의 한계성을 넘었다는 주장이다.
해방후부터 지금까지의 시대상을 배경으로한 여인이 육체적 정신적 갈등을 겪으면서 비구니가 돼 수행의길을 걷는다는 내용인 영화『비구니』 는 김지미가 3천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삭발, 주연한다.<이각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