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만크면 최고냐"…투지로 뚫은 중공장신벽|한국남자, 처음 정상에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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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남자팀이 처음으로 아시아 청소년농구 정상에 올라섰다.
한국은 제8회 아시아청소년 농구선수권대회 결승리그 최종일 남자부 경기에서 끊질긴 집념과 조직력으로 장신 중공을 몰아붙인 끝에 74-69로 쾌승, 5연승으로 지난 70년 대회창설이래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것이다. (19일·잠실체)
또 여자부 경기에선 중공이 예상대로 일본을 1백1-67로 대파, 3연승으로 2연패를 차지했다.
한국과 중공의 대결은 단신농구의 가능성을 제시한 한판 승부였다. 수평농구의 한국은 예선서 고공농구를 구사하는 중공에 완패했으나 이날 결승에서 짜임새있는 조직력으로 개가를 올린 것이다.
이날 최정길감독은 경기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골밑을 사수하라. 그리고 20초동안 볼을 돌리고 나머지 10초동안 공격하는 딜레이드플레이(지공)를 결코 잊지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결국 이 작전은 기막히게 들어 맞았다. 수비에선 프레싱(강압수비)을 펼치다 볼이 중앙선을 넘어오면 2-3지역방어로 바꿔 골밑수비에 치중했다. 또 공격에선 상대코트까지 재빠른 패스로 넘어간 뒤 30초를 활용하는 지공작전을 구사했다.
특히 중공은 한국의 이 작전에 그대로 말려들고 심판의 잦은 휘슬에 위축된 듯 슛마저 난조를 보여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중공은 센터 왕해파(2m6cm)가 악성빈혈로 컨디션이 최악의 상태였으나 지나치게 골밑슛만을 노리는 단조로움을 보였다.
중공은 이날 30개의 야투중 25개가 골밑슛이었다.
또 중공은 수배에서도 시종 변화없는 대인방어로 일관, 한국에 14개 골밑슛(중거리18개)을 허용하는등 헛점을 노출했다.
한국은 이날 야투율에서 52%(62-32)로 중공의 54%(59-32)에 약간 뒤쳐지고 리바운드에서도 18-26으로 뒤졌다.
그러나 한국은 실책에서 4-13으로 중공에 비해 짜임새있는 팀웍을 과시, 승리의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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