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최신육아법-어린이 질병의 특징|손근찬<국립의료원 소아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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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모는 늘 어린아이나 아기의 얼굴과 신체를 잘살펴보고 평상시와 다르면 병이 있지 않나를 생각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엎드려 자서 눈꺼풀이 부석부석 해지는 것은 자세에서 오는것이 많지만 하루종일 부석부석하게 부어 있으면 신장병이 아닌지 요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아래 눈꺼풀이 엷게 검어졌으면 어딘가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피부색이 노랗거나 빨갛지는 않는지, 발진은 없는지, 목구멍도 가능하면 들여다 본다. 눈이 흐리멍덩하게 생기가 없을 때에는 열이 있을지 모르므로 체온을 재어본다. 이럴때는 대개 몸이 나른해져 있는 것을 본다.
기운이 없는 어린아이에게『왜 그러니, 배가 아프니, 설사하니, 어젠 변 보았니』하고 여러가지를 급하게 묻지않도록 한다. 가만히 살펴보고 대강의 이상을 미루어 헤아려보고나서천천히 물어본다. 어린아이는『배 아프니』하고 물으면 대개『아프다』고 하며, 머리가 아파도 배가 아프다고 하는 수가 많으므로 잘 판단해야 한다.
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곧 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육아전서를 펼쳐보고어설프게 진단을 내려 마음대로 치료를 하지 않도록 한다. 육아전서는 아이를 의사에게 보일때까지의 참고로 해야한다.
일반적으로 어린아이나 아기의 질병은 갑자기 나며 그 경과가 빠르고 나빠질때는 계속 나빠져 중태에 빠지게 되나 회복될 때에는 짧은 시일안에 나아버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갓난아기는 보기에도 가냘프고 늘 병에 걸릴것만 같지만 실은 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는 여러가지 병에 대한 면역을 어머니로부터 받아 오히려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예를들면 풍진·홍역·볼거리·디프테리아·성홍열·인풀루엔저 같은 병은 생후 6개월까지는 거의걸리지 않는다. 물론 백일해나 결핵은 그렇지 않으며 출생 후 곧 전염될 수 있지만 환자와 접촉하지 않으면 그리 쉽게 전염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면역이 출생후 반년쯤 지나면 차차 없어지게 되고 또한 첫돌이 지나 주위와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병에 걸리는 일이 전에 비해 많아진다. 그러므로 갓난아기보다 어린아이인 유아가 오히려 병에 걸리는 일이 더 많다.
원래 어린이는 좋은 환경과 좋은 조건밑에서 자라면 건강하게 발육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발육이 나빠지고 병이 나는 것은 어딘가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며 이런 조건은 대개가 부모의 부주의에 의해서, 또 사회의 무관심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 질변의 경과는 어른에서와는 달리 급격한 경과를 밟는 일이 많으므로 너무 극성스럽지 않을 정도로 아이를 관찰해 병을 속히 발견하고 빨리 치료를 하는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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