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논문 자체 검증을" 서울대 일부 교수 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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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2명은 이날 학장회의가 끝난 뒤 정 총장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총장님께 드리는 글'을 전달했다. 문건에는 서울대 교수 수십 명의 서명과 관련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교수들은 "서울대가 대학 차원에서 과학진실성위원회(OSI)를 구성해 황 교수팀의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재검증하는 것이 향후 서울대에서 수행되는 모든 연구가 국제적 신뢰를 잃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황 교수팀의 논문은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순한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며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들은 "지금 침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과학이 국제적 신뢰를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자체 진상 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열린 학장회의에서는 "연구 결과에 대한 조작.허위.표절 등에 대해 검증하는 OSI를 본부 차원에서 설치하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 총장은 "서울대가 나서 재검증을 실시할 경우 외국학계의 오해를 살 수도 있으므로 섣불리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취재팀 =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신성식.김정수 기자(정책사회부), 이상복 기자(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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