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알아야 작전을 세우지…" 중공스포츠에 너무 어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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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제스포츠의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중공은 무섭게 자라고 있는데 한국은 국제 정보에 여전히 캄캄하기만 하다. 한국은 2년 전 뉴델리 아시안게임 결과를 토대로 중공수준을 평가, 지난번 중공과의 데이비스컵 테니스 예선서도 승산이 있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공 수준이 의외로 높아 실력에서 눌리고 말았다.
또 지난 1월 아시아-대양주양궁선수권대회(뉴질랜드)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중공의 여고생 「리·링·잔」에 개인전 종합우승을 뺏겨 LA올림픽 우승 목표에 적신호를 나타냈으며 아시아 사이클에서도 예상을 뒤엎고 남자도로단체 등 3종목에서 중공에 우승을 뺏겨 중공에 대한 정보부재를 다시 한번 드러냈었다.
한국이 중공에 앞서 있다고 믿는 종목은 복싱·레슬링·유도 등 체급투기종목과 양궁· 사이클 등 5종목 정도. 그러나 이미 양궁·사이클에서는 쫓기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종목도 언제 역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공은 복싱에는 계속 불참해 왔고 레슬링·유도의 수준도 대단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한체육회나 해당 경기 단체는 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다. 아마복싱연맹의 한 임원은 『중공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뿐 아무런 정보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중공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정보도 국토통일원과 내외통신의 자료, 일본서 발행되는 정기간행물에 의종하고 있을 뿐이다.
체육회가 72년에 세운 국제정보센터는 유명무실해져 지난해 국제협력국 안에 스포츠 정보 자료실을 개설했으나 금년 예산이 하나도 없고 비전문의 직원 1명이 도서정리만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정보센터의 업무는 스포츠과학연구소로 이관되었다.
체육회 국제협력국 이응식 지원 과장은 『현재 각 경기단체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가 조사중이다.
곧 정보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자료실의·활동이 시작되었으나 현재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고 전문 요원도 없어 난감하기 만하다』고 말했다.
체육회는 국제경기연맹(ISF) 에 각종 정보 자료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일본을 통해 정기간행물과 보고서 등을 입수할 예정이나 그 밖의 정보 채널은 없다. 경기단체는 과거 성적을 정리·비교하고 이를 근거로 중공이나 북한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과거 성적만이 아닌 최근의 동향과 기록, 주요 선수의 기술 분석 등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작성, 도식· 카드화하여 연구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공이 참가 할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정보 활동을 강화해야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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