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 스토리] 국악을 찾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지난달 30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가야금 병창반 강의실 모습입니다. 영롱한 가야금 선율에 맞춰 구성진 목소리로 심청가를 부르는 학생들의 모습이 진지합니다. 서양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우리 음악의 매력,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들어가게 된다는 국악의 향기에 취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업화 된 서구사회를 따라잡기 급급했던 우리는 서양음악을 앞선 것,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 국악을 접할 기회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다 듣게 된 피리 소리, 가야금 소리 한 소절에 가슴 한편이 울리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걸쭉한 판소리와 북소리, 장고 소리에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린다. 수천 년 동안 이 땅에서 전해 내려오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우리 음악이 국악이다. 오랜 시간 모른 채 지냈어도 어느 순간 끌리는 게 한국 사람의 성정을 닮은 국악이다. 지난해 국악 공연을 관람한 사람의 수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2011년 90만여 명에서 3년 만에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직접 국악을 배우고 익히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인기 강좌는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젊은 국악인들은 국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국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내 국악연수관 2층 한 강의실. 곧은 자세로 앉은 학생들의 왼쪽 무릎엔 해금이 놓여있었다. ‘해금 심화반’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10여 명의 학생들은 오른손에 쥔 활대로 소리를 냈다. 왼손가락들은 해금의 두 줄을 잡고 바쁘게 움직였다.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해금에서는 날카로우면서도 고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고음은 예리하고 섬세했으며, 저음은 애잔했다. 이날 연습한 건 작곡가 김영재의 ‘적념’이란 곡이었다. 적념이란 번뇌를 벗어나 몸과 마음이 흔들림 없이 매우 고요한 상태의 생각이라는 뜻이다.

10년 전 2개뿐이던 국립국악원 해금 수업 10개로
"영화, 드라마 음악에 국아가 쓰이면서 친숙해진 듯"
사물놀이 판소리 대금...중년 남성 수강자도 늘어

“‘라’ 음이 높아요. (악보의) 맨 마지막 줄 다시 가볼게요.” “잘 안 맞는데… ‘미’도 계속 높네요.” 강사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의 해금 소리도 조금씩 달라졌다. 수업을 끝낸 학생들에게 해금을 배우는 이유를 물었다.

민금옥(62·종로동)씨는 해금을 배운 지 올해로 5년째에 접어든다고 했다. 원래 그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는 “피아노로 서양음악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걸 해금에서 느낀다”고 말했다. “해금은 틀에 맞춰져 조율된 소리가 아니에요. 연주자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유진희(62·종암동)씨는 “서양음악은 연주자들이 정해진 음을 정확하게 내려고 하지만 해금은 연주자들마다 내는 음이 조금씩 다르다”며 “자신이 느끼는 대로 연주해 자기만의 색채를 내는데 이게 바로 해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금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지난해 11월에는 창덕궁 소극장에서 연주회도 열었다.

7년째 국악을 배우고 있다는 채수련(47·방배동)씨는 “국악을 고루하고 단순하다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매우 깊고,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해금에 대해서는 손가락의 감만으로 음을 내기 때문에 특정음을 내도 미세한 차이가 생길수 있다고 전했다.

듣는 음악에서, 하는 음악으로

사물놀이를 배우는 어린이들. [사진 경기도문화의 전당 국악당]

10여 년 전 2개뿐이던 국립국악원의 해금 강좌는 최근 10개로 늘어났다. 해금반을 맡고 있는 권미소(42) 교수는 “해금과 서양 악기의 협연이 늘고, 영화, 드라마 등에 해금 곡이 삽입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해금을 가깝게 여기게 된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얼~씨구나 절씨구/감었던 눈을 뜨~고 보~니/천~지 일월이 장~관이요/황~극~전~높은 궁궐의 맹인~잔치도 장~관이요/열~좌 맹인이 눈~얼 떴으니/춤 출~무짜가 장~관이로다.”

같은 날 ‘가야금 병창반’ 강의실. 판소리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이 한창이었다. 수강생 20명의 구수한 판소리와 영롱한 가야금 소리가 강의실 안을 가득 메웠다.

이곳에서 만난 김경민(63·대치동)씨는 “가야금 선율과 어우러진 애절한 판소리에는 사람의 감성을 흔드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춘향가의 ‘쑥대머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가야금 병창의 매력을 한국인들이 느낄 수 있는 한의 정서라고 했다. 또 다른 수강생 황금자(59·신정동)씨는 “우리 전통의 장단에서는 다른 나라 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13년간 이곳에서 가야금 수업을 가르친 문수정(44) 교수는 “전에는 가야금 병창반이 1개뿐이었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4개 반으로 늘렸다“며 “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국악기를 직접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전통공연예술 문화학교’의 강좌 수는 90여 개에 이른다. 국악기 강좌뿐 아니라 전통무용 강좌도 개설돼 있다. 디딤(초급), 돋움(중급), 맺음(고급), 심화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다. 수강생만 1000명(복수 수강 제외) 가까이 된다. 윤지 문화학교TFT 팀장은 “주요 수강생은 50~60대 여성들이지만 대금·판소리 등을 배우려는 중년 남성이 늘고 있으며, 저녁반에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수강생 강좌 요청도 많아 이번에 피리·검무반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수강생 수 증가에 대해 “각종 단체·시설에서 하는 국악 공연이 많아져 사람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말했다.

국악 강좌는 갈수록 늘고 있다. 장충동 국립극장, 경기도 용인 경기도문화의전당 국악당을 비롯해 각 지역 문화센터에서도 국악 강좌가 속속 설치되고 있다. 김열수 경기도문화의전당 국악당 전통공연사업팀장은 “국악을 배우려는 수강생은 평균 700명으로 3개월에 한 차례씩 신청을 받는데 강좌 대부분이 정원을 채우고 소고춤, 살풀이춤 등 일부 인기 강좌는 1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가야금 연주로 유튜브 스타

왼쪽부터 드럼 연주가 남궁연, 가야금 연주가 주보라, 국악 연주가 민영치씨. 지난달 30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모인 이들이 즉흥 연주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드럼 연주가 남궁연씨가 최근 열중하고 있는 분야도 국악이다. 그는 최근 재일동포 출신 국악연주가 민영치씨와 타악 퍼포먼스 팀 ‘K비트 앙상블’을 결성했다. 그의 올해 목표는 국악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만난 그는 가야금 연주가 주보라씨와 함께 즉흥 연주를 보여줬다. 민씨의 장고에 이어 주씨의 가야금이 처음엔 느리게, 이어 빠르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남궁연씨의 북소리가 합쳐지면서 경쾌하고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세 사람은 어깨를 들썩이며 눈빛만으로 그 자리에서 즉흥 곡을 풀어냈다. 민씨는 “언제 어떤 부분에서든 새로운 연주자가 참여해도 어색하지 않고 아름다운 것이 바로 국악”이라고 설명했다. 남궁연씨는 ‘국악은 정해진 게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음악’이라고 했다. 국악에 깃든 ‘한’의 정서에 ‘흥’을 더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게 그의 포부다. 그는 “드럼과 장고는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죠. 저는 국악의 매력에 빠진, 국악 매니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젊은 음악가들은 서양 음악과 국악의 결합 시도
'잠비나이' 클럽 공연, '거문고 팩토리' 탱고 연주
남궁연, 장고 연주가와 'K비트 앙상블' 결성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가야금 연주가 이루나씨. 다양한 음악을 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늘어나면서 2030세대들의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요즘 가야금을 배우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한국의 배우라면 한국의 전통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국악은 하면 할수록 오묘해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가야금 배우기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악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 늘고 있다. 국악을 소재로 한 대중문화도 많아졌다. 한 통신사 광고에는 판소리를 하는 18세 송소희양이 등장했다. 가야금 연주가 이루나씨의 연주 영상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KBS 음악경연 프로그램에서 국악인 박애리(38)씨가 남편(팝핀현준)과 등장해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국악인’이 소개되면서 2030세대도 국악을 가깝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홍대 클럽에 전자 거문고

대금을 배우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 [사진 세종문화회관]

젊은 국악인들은 서양음악과 국악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20~30대 국악인으로 구성된 ‘바리지’도 그중 하나다. 바리지 멤버 원나경(31)씨는 “옛 곡 가사들에는 고어·한문체가 많아 사람들이 국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그룹은 현재 이 시대에서 쓰는 단어로 작사한 창작곡을 연주·노래해 관객에게 한 발짝 다가가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악 그룹 ‘잠비나이’는 피리·해금·거문고 등으로 현대음악을 연주한다. 유럽·미국에서 30회 넘는 공연을 했고 홍대앞 클럽에서도 공연을 연다. 잠비나이 멤버 이일우(32)씨는 “국악기로 연주하는 락 음악에 유럽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악그룹 ‘거문고 팩토리’는 거문고 연주자 3명과 가야금 연주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그룹은 국악기를 변형시켰다. 1m60cm 길이의 원래 거문고를 1m 로 줄여 허리에 매고 연주한다. 6줄인 거문고의 줄을 9줄로 늘리기도 했다. 거문고를 첼로처럼 세운 후 활대를 이용해 연주하는 방식이나 전자 거문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정석(33) 거문고 팩토리 대표는 “전통 국악뿐 아니라 탱고·플라멩코 같은 음악도 거문고·가야금으로 연주한다”며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겨온 젊은층과 동시대의 음악을 국악기로 연주하는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용 KBS ‘국악한마당’ PD는 이를 두고 ‘국악이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음악’이라고 칭했다. “국악의 다양한 변화와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국악을 좋아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음악작곡과 교수는 이런 국악의 변화를 높이 평가하는 쪽이다. 전통을 고수하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임 교수는 “지난 고도 경제 성장기에 마치 서양음악이 국악보다 우월하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생겨났고, 국악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악인들이 활발한 창작 활동과 틀을 깬 변화를 보여줘, 그 노력의 성과가 최근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승석 중앙대 연희예술전공 교수는 이런 변화를 좋게 보면서도 국악의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에 따라 예술 분야에서 자꾸 섞이고 그곳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는 일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국악에 대한 심도 깊은 공부와 연습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악이 벽돌로 만든 건물이라면 국악은 자연석으로 꾸민 정원”

“절묘한 음색과 아름다운 선율은 현대인의 정신적인 해독제다.”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연주를 두고 미국 음악전문지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는 이렇게 평한 바 있다. 황병기 명인은 책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에서 국악이 자연석으로 꾸민 정원이라면, 서양음악은 벽돌로 만든 건물이라고 설명한다. “양악에서는 음들이 일정한 규격의 벽돌처럼 취급되어 여러 음으로 구축물을 쌓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국악에서는 음들이 각기 특이한 형태의 자연석처럼 존재한다”고 했다. 전인평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명예교수는 “악보대로 연주하는 서양음악은 상자음악, 입에서 마음으로 전승되는 국악은 자유분방한 자루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자루엔 크든 작든 그에 맞게 물건을 고루 담을 수 있지만, 상자는 미리 용도와 크기를 생각해서 정해진 것만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국악의 매력, 이 곡을 들으면 알 수 있다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곡 ‘침향무(沈香舞)’

황병기 명인이 1974년 작곡. 한국 전통음악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곡이다. 불교음악 음계를 사용해 명상 음악의 분위기를 내면서도 가야금의 농현(왼손으로 줄을 짚고 흔들어서 여러 가지 음을 냄), 트레몰로(음을 빨리 떨리듯이 되풀이하는 연주), 글리산도(넓은 음역을 빠르게 미끄러지 듯 연주), 두 손 주법을 선보여 새롭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음악작곡과 교수)

국악그룹 푸리의 ‘간(間)‘ (피리 원일, 기타 정재일)

피리 연주를 중심으로 기타와 현악 오케스트라가 협연해 장엄함을 더한 곡이다. 국악기만 연주했을 때와는 또 다른 음악적 품격을 만들어낸다. ‘엇모리’라는 우리 고유의 5박자와 ‘메나리’라는 전통 선율(한국 동부 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드러내는 구슬픈 가락)을 중심에 뒀다.(한승석 중앙대 연희예술전공 교수)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수제천(壽齊天)’

오래 전부터 내려온 한국의 ‘전통 국악’이다. 국악을 이제 듣기 시작했다면 전통 국악부터 접해보는 건 어떨까. 이 곡은 평화로운 분위기라서 바쁜 세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음악이다. 관악기로 편성된 연주곡외에도 여러 버전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전통의 매력이 살아있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연주를 추천한다.(이정석 거문고 팩토리 대표)

 
정재국의 피리 연주곡 ‘상령산풀이’

 

전통 국악이다. 피리는 소리가 크고 꿋꿋한 느낌을 주는 악기라 합주를 할 때 곡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 곡은 피리가 내는 강한 소리와 화려한 선율이 특징이다. 고요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곡이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대금 연주도 있지만 피리 명인 정재국 선생의 연주를 추천한다.(이일우 잠비나이 멤버)

 
김덕수&안숙선&레드선의 ‘토끼 이야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안숙선 명창 그리고 재즈그룹 레드선이 참여한 곡이다. 판소리 ‘수궁가’ 중 거북이가 토끼를 만나 간을 뺏으려 하고, 토끼는 이를 모면하려는 대목을 박진감 넘치게 연주한다. 음악 중간에 나오는 즉흥적인 솔로 연주도 돋보인다. 전통 장단과 판소리를 바탕에 두면서도 서양악기와 훌륭히 어우러진 곡이다.(원나경 바라지 멤버)

글=조한대·이영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관련 기사]
[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 판소리와 랩, 왠지 닮아 보여
[김경록 기자의 작은 사진전] 셔터 누르는 것도 잊게 한 국악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