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누리당, 전직 대통령 예우 말할 자격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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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시한 종료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출석과 특위의 기간연장을 촉구하는 피켓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 김상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7일 국회에서 '혈세장비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MB 증인출석 촉구대회'를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문회 증인 출석을 압박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을 위해 저도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제안했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말하며 거부했다. 과연 새누리당이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MB정부 초반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과 노무현 전 대통령사이의 험악했던 관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최대 규모의 혈세 탕진과 최대 규모의 권력형 비리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책임자들이 나서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80여명의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은 MB 증인출석 즉각 수용하라,MB는 즉각 출석하라,60조원 혈세낭비 MB가 책임져라"라는 구호도 외쳤다.

다음은 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의 주요 발언.

문 대표="어제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위해 저도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말하면서 거부했다. 과연 새누리당이 전직 대통령 예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싶다.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MB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에 들어간 돈이 석유·가스·광물 공사만 해도 27조다. 앞으로 더 들어가야할 돈이 34조로, 총 61조3000억원이다. 그 중 회수액은 4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

다른 공기업까지 합치면 손실 규모가 훨씬 커진다. 최대 규모의 혈세탕진, 최대 규모의 권력형 비리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MB 등 책임자들과 관련자들이 나서서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조특위는 청문회 한 번 열지 못한 채 마감해야될 지경이다.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 모든 책임이 진상규명을 외면하는 새누리당에 있다. 천문학적 혈세낭비를 비호하는 이유가 뭔가. 무엇이 두려워 감추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새누리당이 진실규명을 가로막는다면 국민들에 대한 배임행위다.

분명히 경고한다. 직무유기와 혈세탕진 비호행위가 계속된다면, 전 정권의 책임이 현 정권으로 옮겨갈 것이다. 새누리당이 할 일은 방패막이가 아니다. 관련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보전 대책을 강구하고, 추가로 들어가는 돈을 어떻게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게 집권여당이 해야할 일이다. 우리 당은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혈세낭비를 막는 일이야말로 국민지갑을 지키는 일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반드시 국민의 지갑 지키겠다.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협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우윤근 원내대표="6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혈세낭비다. 새누리당이 책임의 정점에 있던 MB 등 핵심 5인방에 대한 증인채택을 거부한 것은 국민을 안중에 두지않은 무책임한 처사다. MB의 출석 이유는 분명하다. 해외자원개발 심사위에서 'VIP 관심사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천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MB는 반드시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 이너서클, 비선에서 주도되고 기획됐다는 사실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지, 혈세 낭비한 MB를 비롯한 핵심 5인방 비호에 나설지를 분명히 택해야한다. "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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