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선 IS가 수도 위협 … 예멘선 알카에다가 군기지 장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예멘의 동남부 무칼라 군사기지가 알카에다에 점령됐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를 ‘이슬람국가(IS)’가 사실상 장악했다. 이라크가 최근 IS로부터 탈환한 전략요충지인 티크리트에선 수일간 약탈이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의 중동발 소식이다. 과거엔 분쟁지역이 한두 곳 정도였다. 그러나 이젠 IS와 알카에다의 싸움에 시아파·수니파의 종파 분쟁 양상까지 중첩돼 중동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예멘은 혼돈 그 자체다. 예멘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3일 오후 동남부 무칼라 군사기지를 장악했다. 앞서 무칼라에 있는 교도소를 습격, 재소자 300여 명을 탈옥시켰다. 이 중엔 AQAP의 지역책임자급인 칼리드 바타르피가 포함됐다.

 시아파 반군 후티에 대한 수니파 아랍국가들의 공습도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격전지인 제2도시 아덴에서 압드 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이 후티를 몰아낸 상태다. 하지만 이 사이 민간인 피해가 늘어 러시아와 국제적십자사에서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일시 휴전을 촉구했으나 어느 쪽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IS는 다마스쿠스로부터 5㎞ 정도 떨어져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인 야르묵 캠프를 90% 이상 장악했다. 한때 경쟁 관계였던 알누스라 전선과 함께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르묵 캠프는 최근까지 팔레스타인 난민 1만8000여 명이 머물렀던 곳이다. 일부 참수 소식도 들려온다. 외신들은 “다마스쿠스 도심만 정부군이 장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혼란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티크리트에서 IS를 몰아낸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들이 수일간 약탈과 방화·집단폭행을 일삼았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티크리트에서 파괴행위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으나 ‘사후약방문’인 격이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