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년 된 구량리 은행나무 후계목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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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중리마을에는 커다란 은행나무(사진)가 있다. 높이 22.5m, 둘레 8.4m인 이 은행나무는 550여 년 전 조선 태조시절 이지대 한성판윤이 벼슬을 그만두고 내려와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인들이 나무 밑동의 구멍을 보고 정성들여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구량리 은행나무는 나무 유래에 얽힌 역사적 가치와 조상의 염원이 담긴 문화적 가치, 노거수(老巨樹)로서의 생물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천연기념물 제64호로 지정됐다.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때 가지 등이 많이 부러져 울주군이 지지대 설치 등 보호조치를 해놨다.

 울주군이 이 은행나무의 유전자원 보존과 후계나무 육성에 나선다. 국립산림과학원·문화재청과 함께 유전자(DNA)를 추출해 보존하고 복제한 후계나무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태풍·낙뢰 등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악화로 이 은행나무의 우량 유전자가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국 200그루의 노거수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200그루의 후계목을 키워 보존림을 조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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