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현대차, 차 복합할부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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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카드와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26일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삼성카드 고객들은 복합할부 방식으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양사의 가맹점 계약은 유지된다. 일시불이나 일반할부, 부품이나 서비스 구매 등은 지금과 동일하게 신용·체크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앞서 신한·BC카드에 이어 삼성카드까지 상품 취급을 중단하면서 복합할부는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삼성카드는 연간 1조원이 넘는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해왔다.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업계 1위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부터 자동차·카드업계 간 대결 양상으로 번져온 복합할부 논쟁의 ‘빅딜’로 꼽혔다. 현대차가 ‘상품 폐지’로 판정승을 거두면서 앞으로 현대차와 재계약을 앞둔 다른 카드사들도 복합할부를 없앨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복합할부 상품에는 신용카드 수수료율과 같은 1.9%를 적용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합할부 상품은 카드사와 가맹점 중간에 캐피탈사가 끼어들어 결제금액을 1~2일만에 카드사에 갚아주는 구조라 카드사가 연체 리스크를 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1.7%이하로는 내리기 어렵다고 맞섰고 상품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당장 피해는 복합할부 시장을 잃은 캐피탈사들이 보게 됐다. 고객을 끌기 위해 월 할부금을 깎아주는 마이너스 할부 상품 등을 출시했지만 역마진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장기적으로는 일시불이나 일반 할부로 차를 사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할 우려가 있다. 현대차는 선제적으로 이달 10일 모든 차종의 할부금리를 평균 1%포인트 내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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