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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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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만든 미사일방어 체계 가운데 하나로 미국은 북한 핵무기의 위협에서 주한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존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용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는 떨어지는 미사일을 단 한 번만 요격할 수 있어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KAMD는 한국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마지막 단계인 40㎞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체계로 목표물에 가까이 와야만 요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는 사드가 배치되면 적 미사일에 대해 2회 공격이 가능해진다. 사드로 요격하지 못한 미사일을 패트리엇이 다시 요격할 수 있어 그만큼 방어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이 한반도에서 비행 가능한 공간은 사거리 800㎞ 이하, 고도 250㎞인데 레이더 탐지와 요격미사일의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요격 가능 공간은 사거리 400㎞ 이하, 고도 250㎞ 이하다. 사드의 요격 가능 공간은 사거리 200㎞, 고도 150㎞ 이하로 사드가 배치되면 요격 가능공간이 늘어나 적 미사일 요격 성공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성능이 좋은 만큼 사드 1포대의 가격은 1조원대에 이르러 우리나라 국방 예산으로는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돈으로 구입하는 ‘도입’이 아니라 미국의 예산으로 ‘배치’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는 요격체계보다는 미사일과 함께 들어오는 X밴드 레이더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는 아직 군사적으로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은 무기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사드 배치 문제는 군사·외교·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와 여러 인접 국가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중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종합적인 검토와 신중한 협의를 통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할 중대한 국가적 과제다. 정파적 이해 관계나 이념적 대결 수단으로 삼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