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세계 1위 기내 면세기업 '디패스'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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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호텔신라가 미국의 중견 면세기업 ‘디패스(DFASS)’를 인수한다. 호텔신라는 23일 증시마감 후 공시를 통해 “미국의 디패스와 ‘지분참여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디패스 지분 44%를 1억500만달러(약 1176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디패스는 1987년 미국 플로리다에 설립된 미주지역 중심의 면세사업자로 ▶면세 도매유통 ▶기내 면세점 ▶공항 및 국경지역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메리카에어라인·에어캐나다 등 전 세계 항공사 30여 곳에 면세품을 공급하는 세계 1위 기내 면세점 업체로, 기내면세 매출 규모가 전체 매출의 30%에 이른다. 디패스의 지난해 매출은 5억1800만 달러(약 5770억원)였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면세사업에서 2조6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세계 7위 수준에 올라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디패스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에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으며, 선진 구매역량 보유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글로벌 면세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마카오 등지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가 디패스 인수로 면세품 취급 물량이 많아지면서 이를 공급하는 명품업체 등과 가격협상을 할 때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디패스는 주류·화장품과 관련해 원가경쟁력이 우수하고, 다양한 면세품 유통채널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신라면세점이 확보하고 있는 국내·외 면세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디패스는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버나드 클리파시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번 계약에 디패스의 지분 44%를 우선 인수하고, 5년 후 지분 36%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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